금융지주 계열 운용사 키워주기 잰걸음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08.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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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자산운용사 키우기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업계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운용사를 적극 지원해 금융지주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에서 신한은행 채권운용 담당자였던 이주원 부부장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 이동했다. 이 부부장은 우수한 성과로 채권시장에서도 명성이 있는 펀드매니저이다. 신한BNP파리바운용 관계자는 "검증된 전문 인력 확보 차원에서 그룹 계열사 내의 인재를 영입했다"고 말했다.



비록 임원은 아니지만 경쟁사의 스카우트가 아닌 금융그룹 내에서 자리를 옮기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전략기획 담당자는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이 운용사에 일임하는 고유자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이 부부장을 운용사에 전진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은 고유 업무와 리스크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운용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수탁고 성장을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BNP파리바는 올해 1월 SH자산운용과의 합병을 통해 수탁고 기준으로 업계 3위로 뛰어올랐고 2012년까지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KB금융 (83,600원 ▲1,100 +1.33%)지주는 국민은행에서 KB자산운용 펀드의 판매 비중을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키워간다는 전략을 내부적으로 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인덱스펀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특히 KB운용의 'KB올스타 엄브렐러 펀드'를 대대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올스타 엄브렐러 펀드'는 조재민 KB운용 사장이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상품으로 4개의 인덱스펀드를 수수료 없이 갈아탈 수 있는 펀드이다.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낮은 인덱스펀드 판매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은행과 계열사 간 상품개발에 대한 의논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또한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은행을 비롯해 증권과 자산운용, 보험 등 임직원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전략을 수립 중이다. 그 가운데서도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합작을 청산해 단독 운용사로 돌아간 우리자산운용의 향후 경영 전략이 중점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의 경쟁 등으로 이자수익 부문의 회복이 쉽지 않은 가운데 자본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비이자수익 부문을 강화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춤하는 동안 계열 운용사를 업계 1위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지주들의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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