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은 지난 5월25일 일기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을 두고 "참으로 개탄스럽고 절대 용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의 기대와 달리 대북정책 발표를 질질 끈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도 아쉽다"며 "이런 미숙함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관심을 끌게 하기 위해 핵실험을 강행하게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보름여 뒤인 4월27일 일기에선 "투석치료를 받는 4시간 동안 누워 있기가 힘들다"면서도 "끝까지 건강 유지하여 지금의 3대 위기 - 민주주의 위기, 중소서민 경제위기, 남북문제 위기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언과 노력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재임기간이 겹쳤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정부 인사들과 '햇볕정책'에 대해 나눈 대화도 자주 등장한다. 김 전 대통령은 5월18일 일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내한한 길에 나를 초청해 만찬을 같이 했다"며 "대북정책 등에 대해 논의하고 나의 메모를 줬다. 힐러리 국무장관에 보낼 문서도 포함했다"고 적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의 대화는 진지하고 유쾌했다"고 술회했다.
2월20일 일기에선 방한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서 전화가 온 일을 언급하며 "힐러리 여사가 뜻밖에 전화한 것은 나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 표명으로 한국 정부와 북한 당국에 대한 메시지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클린턴 내외분의 배려와 우정에 감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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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0일에도 "미국의 북한 핵문제 특사인 보스워스 씨가 방한했다가 떠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전화를 했다"며 "개인적 친분도 있지만 한국 정부에 내가 추진하던 햇볕정책에의 관심의 메시지를 보낸 거라고 외신들은 전한다"고 썼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는 김 전 대통령이 올해 1월1일부터 입원하기 1달 전인 6월4일까지 쓴 내용 가운데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