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 마지막으로 작성했던 일기가 21일 공개됐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라는 제목의 소책자로 발간된 이번 일기에는 평생 독재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꿈꾼 노(老) 정치가의 소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10여일 뒤인 15일 일기에선 "납치, 사형 언도, 투옥, 감시, 도청 등 수없는 박해 속에서도 역사와 국민을 믿고 살아왔다"며 "앞으로도 생이 있는 한 길을 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틀 뒤 일기에서도 "여러 네티즌들의 '다시 한 번 대통령 해 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 싶다, 답답하다, 슬프다'는 댓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며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주의를 위해선 국민이 많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3월18일 일기에서 "인류의 역사는 맑스의 이론같이 경제형태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이 헤게모니를 쥔 역사 같다"며 "21세기 들어 전 국민이 지식을 갖게 되자 직접적으로 국정에 참가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썼다.
이번 공개된 소책자의 제목인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라는 문구는 85번째 생일 이튿날인 1월7일자 일기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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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개된 일기는 김 전 대통령이 올해 1월1일부터 입원하기 1달 전인 6월4일까지 쓴 내용 가운데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