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서 묻어나는 DJ의 인간미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9.08.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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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 마지막으로 작성했던 일기가 22일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이 일기에 쓴 문구에서 딴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라는 제목의 소책자로 발간된 이번 일기에는 부인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사랑과 감사, 주위 사람과 환경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김 전 대통령의 인간미를 느끼게 한다.

☞일기전문 일기를 보면 이 여사와의 단란했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평생 반려이자 정치적 동지이며 조언자 역할을 해준 부인에 대한 감사, 은퇴 후 둘만의 시간에서 오는 행복 등을 표현, 대통령 김대중이 아닌 자상한 남편 김대중을 엿볼 수 있다.



1월 11일자를 보면 "오늘은 날씨가 몹시 춥다. 그러나 일기는 화창하다. 점심 먹고 아내와 같이 한강변을 드라이브했다.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우리 결혼 이래 최상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 것 같다. 둘이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매일 매일 하느님께 같이 기도한다"고 적었다.

"하루 종일 아내와 같이 집에서 지냈다. 둘이 있는 것이 기쁘다"는 2월 7일자 일기는 짧게 표현했지만 무척 행복한 느낌을 내비쳤다.



5월 2일 일기는 "종일 집에서 독서, TV, 아내와의 대화로 소일. 조용하고 기분 좋은 5월의 초여름이다. 살아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아내와 좋은 사이라는 것이 행복이고 건강도 괜찮은 편인 것이 행복이다. 생활에 특별한 고통이 없는 것이 옛날 청장년 때의 빈궁시대에 비하면 행복하다"며 행복한 삶을 고마워했다.

5월 20일에도 "걷기가 다시 힘들다. 집안에서조차 휠체어를 탈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행복하다. 좋은 아내가 건강하게 옆에 있다"고 표현했다. 이어 "나를 도와주는 비서들이 성심성의 애쓰고 있다. 85세의 나이지만 세계가 잊지 않고 초청하고 찾아온다. 감사하고 보람 있는 생애다"라며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밖에 "신장을 안전하게 치료하는 발명이 나왔으면 좋겠다"(3월 18일)라며 투석치료의 어려움을 나타내거나, 고향인 하의도에 가서 느낀 행복한 감정표현(4월 24일) 등 일기장 곳곳에서 '인간 김대중'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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