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잇따른 '파격' 금리 인상 왜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08.2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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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잇따라 '파격적인' 금리의 수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정기예 금리보다 높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금리상식'을 뒤집는가 하면 만기가 긴 정기예금 위주로 금리를 크게 올렸다.

이를 두고 금리인상에 대비한 조달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20일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 연 4.2%의 고금리를 주는 '참 똑똑한 A+ 통장'을 출시했다.

예치기간이 30일 이하면 연 0.1%(세전)의 금리를 적용하고 31일이 넘으면 4.2%를 적용한다. 이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맞먹는 금리다. 현재 은행권 월급통장 금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은행 정기예금금리가 4% 초반인 점에 비춰보면 수시입출금 통장이 오히려 금리가 높은 '금리역전'이 벌어진 셈. 지난 8월초 SC제일은행이 수시입출금 상품인 '두드림 통장'의 금리를 연 4.1%에서 3.6%로 인하한 것과도 대비된다.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혜택도 담았다. 급여이체 조건을 충족하거나 전월 평잔이 90만원 이상이면 당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폰뱅킹,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수수료가 모두 면제된다.

타행 ATM 이용 수수료는 출금의 경우 월 8회, 이체는 5회까지 내지 않아도 된다. 이밖에 환전 및 송금수수료 감면, 창구 거래시 각종 수수료 감면 등의 다양한 혜택도 추가로 제공된다.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2일부터 2년제와 3년제 정기예금(프리스타일정기예금) 금리를 파격적으로 올렸다. 3년제는 종전보다 무려 1.2%포인트 올린 연 5.5%(세전), 2년제는 0.9%포인트 높인 5.0%를 적용한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장기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의 특수성도 있다. 지점이 적고 수신기반이 약한 탓에 시장 금리가 오르기 전에 선제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수시입출금은 한국은행 지준율이 7%로 정기예금(2%)보다 높은 탓에 다른 은행이 쉽사리 따라갈 수 없다는 얘기다.

'참 똑똑한 A+ 통장'의 경우 선입선출 방식이어서 실제로 고객이 챙길 금리는 그리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의 금리인상을 '신호탄'으로 하반기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속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단 양도성예금증서(CD)로 조달하면 비용을 낮출 순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장기자금을 미리 마련하려는 은행은 금리를 속속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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