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MMF 탈출해 주식펀드로 간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8.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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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펀드 환매랠리 끝, MMF 100조 붕괴… "본격 U턴은 시기상조"

펀드 자금 흐름이 심상찮다. 주식형펀드는 최장 환매 기록인 23거래일만에 종지부를 찍고 지난 18일 기준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반면 한 때 126조원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에 달했던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수탁액은 최근 자금 이탈이 지속돼 같은 날 100조원대 마저 붕괴됐다.

자금의 '꼬리표'가 없어 정확한 추정이 불가능하지만, 겉모습만 볼 땐 시중 부동자금중 일부가 주식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관측이 가능한 셈이다. 최근 외국인 매수가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어 온 가운데 주식형펀드의 자금 흐름은 향후 증시 향배에 영향을 줄 변수다.



◆주식형펀드 환매 멈췄나?
주식형펀드 환매가 멈췄다고 보는 판단은 아직 섣부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우선 대기성 환매물량이 적지 않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펀드열풍이 시작된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코스피 지수대별 국내 주식형펀드의 가입 물량을 살펴본 결과, 전체의 19.7%(25조5000억원)가 1200~1300선에서 들어왔다.



코스피가 1400선을 돌파하면서 주식형펀드 환매 랠리가 이어진 것은 1년여 넘게 손실에서 원금회복에 나선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성 환매를 쏟아낸 셈이다.

1500이후 환매 강도가 강해진 것도 비슷한 이유다. 그렇다면 이후 움직임은 어떨까. 1600선에서 가입한 주식형펀드 규모는 7조2000억원(9.2%), 1700대는 22조7000억원(22.7%)으로 커지고 1900선에선 가장 많은 24조1000억원(24.1%)에 달한다.
코스피가 오를수록 대기성 환매 물량은 그 만큼 커지는 셈이다.

물론 추가 상승할 것이란 믿음이 강해지면 반대로 차익실현 환매는 약해질 수 있다.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높아지면 투자자의 불안도 커져 위험조정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방향성에 명확한 시각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는 환매 욕구가 커진다"며 "앞으로 원금보전을 위한 환매 뿐 아니라 코스피 900대에서 투자했거나 1600대 이상에서 가입했던 투자자도 환매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주식형펀드의 자금은 감소와 증가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자산운용사의 프로그램 매매를 살펴보면 펀드 환매가 일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 현·선물의 가격 차이에 따른 차익거래가 745억원 순매수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의 전체 순매수금액은 이보다 작은 52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차액 만큼인 120억원 가량을 펀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매도한 것으로 관측된다.



◆MMF서 일부 채권·예금으로
MMF에서 빠진 자금은 일부 단기채권형펀드나 은행 단기예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다. 채권형펀드 수탁액(17일 기준)은 43조1052억원으로 올 들어 12조7635억원(42%) 급증했다. 특히 단기채권형펀드는 가입 후 3개월내 자금을 빼더라도 환매 수수료가 붙지 않아 MMF의 자금 성격상 다른 '서식지'로 알맞다.

MMF 수익률이 연 2%대까지 곤두박질친 상태. 채권형펀드는 연 평균 8.29% 수익을 기록 MMF에 견줘 4배 높다. 자금 성격이 좀 더 장기적이라면 투자 대안으로 삼을 만 한하다.

또 은행의 단기예금도 일부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은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연 4%를 웃도는 수익률을 제시하자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속속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의 분기별 예금증가는 지난해 2분기 이후 평균 54조원에 달하고, 특히 지난 1분기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은 30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당시 주식에서 자금을 빼 대기성 투자상품인 MMF로 넣어뒀던 자금이 일부 주식으로 갔지만 본격적인 유턴으로 보기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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