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파동, 원자재 시장으로 옮겨붙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9.08.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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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BDI 등 급락세…중국 경제 변동성 영향

약세장으로 진입한 중국증시 파동이 원자재 시장으로도 전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상하이선전(CSI) 300지수가 올해 고점대비 20% 밀리며 베어마켓에 공식 진입하자 같은 날 구리 가격을 비롯한 일부 금속 가격도 급락세를 보인 것.

지난 한 달간 글로벌 원자재 시장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 분위기로 강세를 보였지만 중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증시에서 적신호가 들어오자 상황은 반전될 분위기다. 중국은 금속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소비국으로 중국의 경기 변동에 원자재 시장은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금속 가격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미터톤당 1.63% 밀린 5981달러를 기록했다. 오후 한때는 4%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LME 3개월물 구리 가격은 중국 증시의 급락조짐이 두드러진 지난 13일 이후 6% 급락했다. 알루미늄, 주석, 아연 등의 가격도 각각 2.3%, 0.7%, 0.6% 밀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속 가격 급락세는 중국 거래소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상하이 선물 거래소에서 구리 가격은 미터톤당 1.5% 하락한 47270위안을 기록했다. 철강 가격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철강 선물은 일일 가격제한폭인 5% 까지 상하이 선물 거래소에서 밀렸다.



중국 수요 감소로 인한 원자재 시장 위축 우려는 원자재 선적가격의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 급락세에도 반영되고 있다. BDI는 8월1일~19일 현재 22% 급락, 월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원자재 시장의 이상 조짐은 향후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도 있다. 증시를 비롯한 중국 경제 전반의 변동성이 만만치 않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증시의 급락세를 이끌고 있는 신규대출의 감소세가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져 증시가 10%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실물경제 회복세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와 고정자산 투자, 그리고 산업생산은 전문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실물경제의 답보상태가 아직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중국이 보유한 막대한 규모의 원자재 재고도 향후 원자재 시장 하락을 부추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국이 보유한 막대한 규모의 원자재 재고가 우려된다"라며 "하반기 이에 따른 가격 조정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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