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할부금융, 정부 내수진작책에 씽씽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8.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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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취급액 전분기 대비 110% 급증

여신금융업계의 자동차할부금융 실적이 지난 2분기 들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 1분기의 2배 이상=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여신금융사들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2조7680억원으로, 직전분기인 지난 1분기 대비 110.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개선에는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자동차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할부금융사들은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조달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캐피탈조차 한때 회사채는 물론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발행하지 못할 정도였다.



지난해 10월 이후 연 8%대로 올라선 할부금융사 조달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9%를 돌파했고, 금융권에선 신용등급 'A' 이하 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아예 중단해 이들 업체의 신규영업이 사실상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4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 규모는 3740억원을 기록, 직전분기 대비 90.5% 급감했다. 이후 올 1분기에는 1조3141억원으로 다소 개선됐으나,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 캐피탈업체 자금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초까지 자금조달이 중단되는 바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비용절감에 주력했다"며 "당시 신규영업을 전혀 하지 못해 시장 내 입지도 많이 좁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가 자동차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차량 신규 구입 시 전차종에 대해 개별소비세 30%를 인하해 주고, 오는 12월까지 노후차량 교체시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를 인하해주는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내놓으면서 올 2분기 들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조달금리도 연 5~6%대로 안정을 찾으며 자동차할부금융사들의 영업재개에 보탬이 됐다.

할부금융업계 관계자는 "특히 지난 6월 할부금융실적이 급증했다"며 "정부의 자동차 세제 지원이 끝나기 전 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할부금융 수요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 불투명= 이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 2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4% 감소했다.

이처럼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이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차 구입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지난 6월로 종료되자 하반기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캐피탈업체 마케팅 담당 임원은 "이전보단 나아졌지만 자금조달이 아직 수월치 못하고 영업·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여력도 없다"며 "정부의 지원책과 이로 인한 내수시장 활성화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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