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증시를 주도해 왔던 IT는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고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왔음을 상기하면 다시 변화가 시작되는 점검해 볼 시점이다. 특히 주도주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사다.
19일 코스피시장에서는 전기전자업종이 1.35% 오르며 전 업종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크게 높다.
IT는 전날에도 삼성전자가 2.38% 급등하는 등 강세였지만 전날에는 프로그램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었다. 프로그램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주 매매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면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들은 상승압력을 받는다. 하지만 이날은 반대로 프로그램 매도가 3500억원 넘게 쏟아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프로그램은 이날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삼성SDI, 삼성전기 등을 순매도하고 있다. 조정 장세에서, 그것도 프로그램의 매도 공세 속에서도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은 "외국인은 IT 기업이 성장하는 동안 한국 주식을 매수했고 현재 IT 기업이익 모멘텀은 강화되고 있다"며 "IT 기업의 이익전망 컨센서스로 볼 때 외국인 매수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고 수급을 외국인이 좌우한다면 IT의 주도권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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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남 투자전략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도주의 패러다임이 2004~2007년 산업재와 소재에서 IT 업종으로 바뀐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1년간 이익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IT 업종에 대한 이익모멘텀이 가장 강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쉽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삼성전자 목표가로 100만원을 제시한 보고서가 나오면서 '꼭지'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또한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는 반박이 이어진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 IT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4~5년 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만큼 확대됨에 따라 전세계 IT 업종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을 높게 줄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55%를 넘어섰고 한국산 휴대폰의 시장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이는 TV 시장도 마찬가지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외국인들은 '바이 코리아' 차원에서 접근하는 외국인과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에 무게를 두고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며 "후자의 시각이라면 삼성전자는 고평가된 주식이 아니라 애플 보다 싼 값에 살 수 있는 매력적인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주가가 연중 최고치에 도달한 상황에서도 크게 변함이 없고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