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을 제치고 쇼핑계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시내 명품점뿐 아니라 명동, 남대문상가 등의 인사말이 일본어 "곤니치와"(안녕하세오)에서 중국어 "니하오"로 바뀌고 있다. 신종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꺼리는 일본에 비해 한국을 꾸준히 방문하는 중국인이 늘면서 생긴 풍속도다.
중국인들의 입국이 늘면서 신용카드 사용액을 비롯해 국내 쇼핑점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명품시장에서도 중국인들의 돌풍은 놀랍다는 평가다.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중국인의 매출비중은 지난해 7월 20%에서 올 7월 49.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인은 59.5%에서 41.6%로 낮아졌다. 인천공항점(5.3%→11.3%)과 서울점(0.5%→1.7%)도 중국인의 매출비중이 높아졌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관광객을 위해 여행사 마케팅를 강화하고 상품구성(MD) 보강, 중국어 가능인력 배치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서울 롯데면세점 등도 중국인 매출증가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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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차지하던 명동과 남대문거리, 남산 한옥마을 등은 중국인들로 바뀐 지 오래다. 남대문시장 상인은 "예전에는 명동거리가 일본 관광객으로 가득했는데 이제는 그 자리를 중국인들이 차지한 분위기"라며 "남대문 지하상가도 단체쇼핑하는 중국인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여행수지에 미치는 영향도 적잖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월 여행수입은 일본 관광객 입국 등으로 10억81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5월에는 신종플루, 엔화약세 등으로 6억2900만달러까지 줄었다. 그러나 6월에는 6억8900만달러로 다시 증가했다. 한은은 중국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중국관광객 증가, 왜?= 중국 관광객이 증가한 데는 여러가지 배경이 있다. 원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여전히 높은 데다 중국증시가 올들어 크게 상승한 덕에 중국인들의 지갑이 두꺼워졌다는 것이다.
1위안은 지난해 7월초 147.7원에서 11월말 220.9원으로 가치가 올랐다. 이달 현재 환율(18일 종가)은 182.7원으로 내렸으나 여전히 높은 상태다. 원화 대비 홍콩달러와 태국바트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화교관광객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환율 외 다른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또한 올 1분기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7.9%로 높다. 올들어 증시 상승률은 저점 대비 60%에 달하는 등 자산가치 상승폭도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밖에 한류문화의 인기, 경제발전 초기에 나오는 해외여행 증가 등의 원인이 복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