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100만원 목표주가..달라진 삼성전자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08.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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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00만원 보고서' 나왔던 5년 전 보다 수익 구조, 외형 업그레이드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주가 목표 100만 원'을 제시한 증권사 보고서가 5년 만에 재등장했다. 증권가는 한편으론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경계감을 보인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 근거한 보고서이지만 지난 2004년 4월 보고서가 나왔을 때 주가 하락이 시작되는 '꼭지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4년과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자체가 5년 전과 크게 달라져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절대적 캐쉬카우" VS "균형 잡힌 수익 구조"='100만 원 보고서'가 처음 나왔던 2004년에 삼성전자는 본사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시는 해외 법인의 이익 기여도가 적어 해외 법인의 실적까지 고려되는 연결 기준과 본사 기준 실적에 큰 차이가 없었다.

영업이익 12조 원 중 반도체 부문에서 7조4800억 원의 이익을 올려 절대적인 캐쉬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2%.
5년만에 100만원 목표주가..달라진 삼성전자


이 밖에 휴대폰 등 정보통신 부문이 2조8200억 원, 액정표시장치(LCD)에서 1조9000억 원을 벌여 들였지만 TV 등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 부문은 각각 300억 원과 5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에 대한 이익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고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반도체 중심 수익 구조'였던 셈이다.

하지만 2009년의 삼성전자는 확연히 달라졌다.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100만 원으로 책정한 키움증권은 올해 정보통신 부문에서 3조9700억 원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디지털미디어(생활가전 포함)가 2조7200억, 반도체 1조6700억 원, LCD가 1조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의 이익 기여도가 떨어지는 대신 디지털미디어가 새로운 캐쉬카우로 등장하고, 정보통신의 수익 규모도 더 커졌다. 전체적으로 4개 사업 부문의 수익 구조가 균형을 이룬 모습이다.


반도체와 LCD가 올해 상반기까지 극심한 침체를 거쳐 수익성을 회복해 가고 있는 단계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가 2010년 반도체 부문에서 2004년에 버금가는 7조28000억 원을 이익을 기록하는 등 총 1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세트 부분 강화..외형 급성장= 삼성전자가 이처럼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은 반도체와 LCD 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TV와 휴대폰 등 세트 부문의 위상이 크게 강화된 영향이다.

TV는 지난 2006년 일본 소니를 누르고 세계 1위로 올라선 이후 격차를 벌려가고 있고, 휴대폰도 세계 3위에서 세계 2위로 올라선 데 이어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세계 1위로 노키아에 대한 추격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D램과 LCD 부문의 시장점유율도 2004년 상반기 각각 30.6%, 23.8%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4.6%와 25.3%로 높아졌다.



외형 지표인 매출도 2004년 82조원(이하 연결기준)에서 올해 133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키움증권은 전망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고, 반도체가 내년에 다시 2004년 정도의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2004년의 삼성전자와 지금의 삼성전자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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