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갈지자 행보' 환율과 증시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8.18 11:47
글자크기

증시 조정기간 따라 환율 움직임 결정… 단기 1300원대 전망도

18일 증시는 기관 매물로 전일 급락한 뒤 다시 기관 매수물량을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다. 기관에 휘둘린 장세지만 여전히 관건은 외국인이다. 외인의 매매 동향은 환율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순매수 행진으로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1224억원 순매수했지만 18일에는 600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외인의 매수 우위 행보가 변했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환율 면에서 보면 여전히 국내 증시가 싸다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은 "과거 2차례의 추세적인 외국인 순매수 국면에서 원/달러 환율의 평균이 1180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월 이후 1200원대 중반에서 소폭 등락하고 있는 환율 수준은 외국인 입장에서 매력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의 현재 환율은 주요 신흥국 중에서 지난해 이후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이고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지난해 9월)에도 러시아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율이 상대적으로 최근 증시의 가격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후 주요국증시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대체로 신흥아시아 증시의 수익률이 양호한 가운데 달러기준 한국증시의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해당지역 내에서는 상대적인 가격부담이 덜 한 상황이라는 것.

한편 원/달러 환율 흐름은 일관된 외인 순매수와 무관하게 종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달 들어서만 10원 폭으로 오르내리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환율 문제에 국한해 보면 7월 하순에서 이번달 초순까지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뉴욕증시와 국내증시가 계속 올라줬고 외국인순매수세도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환율하락을 부추겼다. 금융시장 사정이 좋아지면서 글로벌금융위기가 막을 내리는게 아니냐는 낙관론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는 생각보다 쉽게 물러나진 않을 전망이다. 연일 환율하락을 점쳤던 전문가들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글로벌증시가 조정이라는 벽을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증시와 환율은 앞으로 방향을 탐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악재는 17일 중국증시를 무너뜨리면서 국내 코스피지수도 2.8%나 빠지게 했다. 환율도 17원이나 올라 한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18일은 또 반대다. 중국증시가 오른 채 개장하자 코스피지수는 전날 하락폭을 만회하며 10포인트 정도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환율은 하락반전하며 1250원대 중반에서 거래된다.

이제 환율을 예측하는 키워드는 증시가 됐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환율이 결정적으로 증시 동향에 따라 움직이는 패턴에는 변함이 없다"며 "주식시장에서 조정이 소폭으로 끝나느냐 아니면 계속 이어지느냐에 따라 환율도 흐름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변수는 증시의 조정폭과 기간이 됐다. 조정 방아쇠가 이제 당겨진 만큼 회복기간이 길어질 거란 비관론도 나온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은 "글로벌증시의 조정이 이제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복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1300원까지 다시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론은 4분기에는 환율이 하락기조를 되찾을 거라는 견해다. 최호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달러는 길게 봤을 때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 달러강세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악화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진 데 따른 단기적인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은 1150원이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떨어져도 펀더멘털이 뒷받침됐다는 판단이 깔리기 때문에 종목별 차이는 존재하더라도 증시에 악재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