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은행·외인, 증권사 토끼몰이?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8.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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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선물서 증권만 순매수..은행권 "채권 매수자금 충분, 금리 급등 기다린다"

이 기사는 08월17일(06: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채권시장의 눈이 증권사로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이후 채권시장의 포지션 구도는 증권사대 은행·자산운용사·외국인 연합의 대결양상이다. 증권사는 연합군의 선물 매도 공격에 수세적으로 버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증권사들이 끊임없이 채권가격 올리기에 나섰지만 외국인들과 은행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선물을 매도했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항복할 때도 됐는데 증권사들이 버티자, 과연 언제까지 버티는지 보겠다는 게 채권시장의 심리라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의 수급 주체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관투자가간의 포지션 대결은 종종 이와 같은 상황을 낳곤 한다. 그리고 완전한 패배 선언(손절)이 있어야 끝난다.



◇ 증권사 토끼몰이, 사냥이 시작됐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3년만기 국채선물 시장에서 증권사만 주간단위로 유일하게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것도 3주 연속 순매수였다. 반면 외국인은 4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으며 자산운용사와 은행 역시 순매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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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K증권

증권사의 순매수는 금리 고점론에 따른 반락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은 총재가 '시장금리가 통화정책변화에 앞서 가고 있다'고 지적을 믿었다. 증권사 채권분석가들은 단기적인 금리하락을 전망했다.



증권사 운용쪽에서도 기준금리 대비 높은 채권금리에 기대 채권 매수를 늘렸고 이미 그 전에 보유채권에 대한 헤지도 일부 풀어놨었다. 올 상반기 가장 주효했던 채권전략인 '채권 매수 후 보유'를 떠올렸던 것이다.

긴장이 풀린 사이 외국인이 선봉에 서서 선물 매도를 시작했고, 외국인 동향에 민감한 외국은행 국내지점과 은행 자금 동향을 잘 알고 있는 은행까지 합세했다. 자산운용사들은 대세에 순응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린 증권사들은 손을 들기 시작했다. 이자율스왑(IRS) 시장에서 Pay거래(고정금리 지급, 변동금리 수취)를 늘렸고 14일에는 국채선물 시장에서 1419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 사냥이 끝나면 포수는 포식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2일부터 시작된 금리상승은 증권사의 손절매도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채권가격이 급락한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다는 시나리오이다. 지금과 상황은 다르나 지난 6월 금통위 이후 채권금리가 속등한 이후 빠르게 저가 매수가 빠르게 유입돼 채권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외국은행 채권딜러는 "과도한 캐리(Carry)에 대한 청산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과도한 캐리'가 해소되지 않고 채권 매수가 유입된다면 매수세 유입에 따른 금리 하락폭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손절매도가 나타났을 때 주목할 곳이 있다. 시중은행 상품계정과 외국은행의 포지션이다. 더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중은행 상품계정의 경우 올 6월말을 전후로 대부분의 보유 채권 매도했으며 일부 은행의 경우 채권 보유 규모가 '0'에 가까다. 외국은행도 마찬가지다.

채권 손절매가 나와 금리가 급등할 경우 시중은행과 외국은행의 대규모 채권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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