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또 올라… 뒷북상승인가 추세인가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8.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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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불안 당분간 금리에 반영후 안정

단기 채권금리가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경기회복에 발맞춰 사상 최저치까지 끌어내린 기준금리(2.00%)를 연내 올릴 것이란 우려 탓이다. 특히 단기물 채권의 말초로 볼 수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까지 연일 들썩이며 단기 채권금리가 줄줄이 오르고 있어 기업과 서민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17일 장외 채권시장에 따르면 3개월짜리 CD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2.4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10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인 0.03%포인트 상승 후 3거래일째 오름세다.



또 기업어음(CP) 금리도 0.01%포인트 올라 2.74%를 기록했다. 1년만기 통화안정증권 금리는 전날과 같은 2.29%로 마감했다. 중·장기 채권인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가 이날 각각 0.15%포인트, 0.13%포인트 급락한 것과 비교된다.

특히 은행의 대출 금리에 기준이 되는 CD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



최근 단기 채권금리를 흔든 진원지는 '금융통화위원회'다. 지난 11일 열린 금통위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 기준금리는 인상 쪽"이라고 말하면서다. 중립적인 수사를 구사하던 그간의 발언과 다르게 '인상'이란 단어를 꺼내들자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단기 채권 금리가 들썩였다.

급기야 2개월간 꿈쩍도 않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작용한 CD 금리마저 자극했다. 이는 시장의 심리를 헝클어놨고 전체 금리를 끌어올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문병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보다 더욱 중요한 건 이미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금리인상을 염두에 둔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단기물이 지난 주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고 잠잠했던 CD금리까지 상승한 것은 이를 증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더구나 아직 장기와 단기 채권간 금리차는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돼 있는 만큼 정상으로 좁혀지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단기물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시 반등한 후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간 CD 금리는 다른 채권 금리가 오를 때 꿈쩍도 안 했기 때문에 일종의 '키 맞추기' 차원에서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통안채 발행을 7월 이후부터 줄여 유동성 흡수를 자제한 것은 과도했던 단기 유동성이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았다고 보는 것"이라며 "다른 채권에 비해 한 박자 느린 CD는 일시적 상승 후에 시간이 지나며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통안채 발행 잔액은 올 초 126조원에서 6월말 170조원까지 불어난 뒤 지난 8일 기준 160조원으로 줄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펀드매니저는 "한때 통안채 3개월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1.6%대까지 떨어졌고 최근 3개월짜리 은행채 금리가 CD를 앞질렀던 이상 현상들이 정상 회복을 한 것이므로 (CD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줄은 셈"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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