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경제회복 그림자 드리우나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9.08.17 11:52
글자크기
다시 확산되는 신종인플루엔자A(신종플루) 공포가 막 회복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국내 경기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신종플루가 확산돼 세계 경제성장과 교역이 축소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역시 위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신종플루 대책예산 푼다= 17일 기획재정부ㆍ보건복지가족부 등 정부는 지난 주말 신종플루 감염으로 국민 2명이 연달아 사망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단 정부는 하반기 신종플루의 대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마련한 예방백신 구입예산 1748억원을 통해 감염 취약계층에 대한 예방백신 접종을 서두를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동, 노인, 학생, 군인 등 감염 취약계층 1336만명에 대한 예방백신 접종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예산 1748억원 조성을 완료한 상태"라며 "예산집행을 통해 대책본부 중심으로 사태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예방백신 예상구입비용 마련을 위해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의 기정예산 1193억원을 우선 활용하고, 나머지 소요액 555억원은 일반회계 예비비로 지출키로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2089명의 확진환자가 확인된 가운데 1주일 뒤 개학을 맞아 해외 연수를 간 학생들이 대거 귀국을 앞두고 있어 가을철 신종플루의 대유행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회복에도 '타격'= 정부는 그동안 가장 우려했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가 질병관리 체계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을 뿐더러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회복기미를 보이는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민간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이같은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5월 현대경제연구원은 SI가 국내에 확산될 경우 한국의 GDP규모가 SI파급정도에 따라 76억달러(-0.8%)~739억달러(-7.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GDP하락은 노동시장의 충격으로 이어진다. 연구원은 GDP가 1% 하락할 경우 신규 노동수요는 약 13만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신규 노동수요가 101만4000명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다.

국내교역량 역시 최악의 경우 842억달러~1582억달러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추정했다.
신종플루, 경제회복 그림자 드리우나


상황이 이렇게 흐를 경우 경제성장률 추락은 불가피하다. 연구소는 지난 4월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2.4%를 기준으로, 신종플루 효과가 미미한 경우 올해 성장률이 -3.2%로 떨어지고 중간정도의 경우 -5.6%, 최악의 경우 -10.2%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은이 지난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0.8%포인트 올린 점을 감안할 때, SI충격으로 인한 실제 성장률 하락은 이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다.



정유훈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신종플루 진행속도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과거 오일쇼크처럼 같은 충격이라도 1차, 2차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일단 정부가 신종플루 확산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