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는 17일 역사적으로 9월에 연간 최 약세장을 보여온 미 증시가 다음 달 단기적으로 조정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데이헌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댄 데이헌 대표 등 전문가들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증시가 향후 25%~50%가량 급격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숏커버링 랠리'라는 지적은 최근 '월가의 부실 덩어리' AIG의 급등세에서 가장 확연히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상의 랠리는 필연적으로 조정을 받게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AIG의 주가는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무려 112% 폭등한 뒤 4일간 다시 15% 급락했다.
미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시장이 답보상태라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주 발표된 미시간 소비자 신뢰지수는 7월 66에서 8월 63.2로 악화됐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6월과 같은 수준인 -2.1%를 기록했다. 7월 개인 파산이 12만6434건을 기록, 4년래 최고치에 육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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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시장의 부진은 기업 실적 둔화로 직결돼 미 증시가 9월 조정을 넘어 장기적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반기 미 증시 상장사들은 공격적 비용 절감으로 매출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비시장이 답보상태를 나타내면서 하반기에도 증시 상승을 견인할 만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평가했다.
소비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의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 미 소매체인의 동일점포 매출은 소비 둔화의 직접적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5.1% 감소했다. 불황에 상대적으로 강한 타깃, 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 체인점들의 매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것 자체가 향후 우울한 기업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톰슨 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S&P500 지수 상장사들의 주당 순이익은 59.59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 2007년 82.54달러보다 28%가량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S&P500 종목들의 주당 순이익이 내년 74.9달러를 나타낸 뒤 2011년 91.39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수와 실적의 상승세가 같은 수준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하면 미 증시도 2011년에야 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보스턴 지역 자산운용사 GMO의 벤 잉커 펀드매니저는 "미 증시가 실질적으로 리먼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압도적 성장이 담보돼야 한다"라며 "하지만 단기적으로 이러한 회복세의 도래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