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성과로 날개펴나?

기성훈, 김보형 기자 2009.08.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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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구하기 끝‥불확실성 제거라는 면에서 긍정적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성과로 날개펴나?


현대그룹은 17일 현정은 회장이 5차례나 일정을 연기한 끝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금강산·개성 관광 등 대북사업 일체의 재개에 합의하자 현대상선 (17,630원 ▲320 +1.85%)현대엘리베이 (42,350원 ▼1,100 -2.53%)터 등 주요계열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관광객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과 대북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시작된 현대아산의 경영 위기 속에서 현대그룹은 다방면에서 현대아산 구하기에 골몰해왔던 게 사실이다.



현대아산이 그룹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에도 못 미치지만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지가 담긴 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대내외적으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현대아산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00억 원의 증자를 결정했을 때도 현대상선은 110억 원을 출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현대택배가 보유중인 현대아산 지분 140만 주를 1만5000원에 사들이는 등 꾸준히 지분을 높여와 현재 현대상선은 현대아산의 지분 58.21%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은 작년 7월 금강산 관광객 사망사건 이후 곧바로 각 계열사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현대아산의 매출차질 분을 최대한 만회하는 전략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이어 11월 현대그룹은 러시아의 인더스트리얼 인베스터스와 공동으로 러시아 등 북방지역에서 에너지자원 개발사업과 신항만 SOC건설에 투자를 진행하는 '시베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역시 그룹에서 유일하게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아산을 돕기 위해서였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호를 따서 만든 '현대아산'은 기업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매출규모나 이익을 떠나 그룹에서 현대아산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정상적인 대북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현대그룹을 보는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10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을 방문한 이후 핵심 관계사인 현대상선은 방북전보다 1000원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으며 현대엘리베이터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비상장사인 현대택배와 현대아산의 장외시장 가격도 급등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이 재개된다고 해서 그룹전체의 손익구조에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현대그룹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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