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회장, 당면현안 일괄타결…연안호 송환은?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9.08.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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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석방부터 금강산관광 재개까지 합의..연안호 송환은 '안갯속'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이번 방북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당초 방북 목적인 장기 억류자 유성진씨의 석방이 매끄럽게 해결된데다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당면 현안도 원만히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씨와 함께 큰 관심사였던 연안호의 조기 송환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앞으로 남북 관계의 또 다른 걸림돌로 남게 됐다.



◇유씨석방부터 관광재개까지 '통큰' 합의=귀환을 다섯차례나 미루며 북한에 머물던 현 회장은 지난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오찬 면담을 갖고 5개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금강산과 개성 관관을 재개키로 했으며, 전면 보류됐던 백두산 관광도 재추진키로 했다. 또 남측의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지역체류를 회복키로 했고, 올 추석에는 금강산에서 남북 이상가족 상봉을 진행키로 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현 회장의 방북 4일째인 지난 13일 북한에 네달 넘게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근로자 유씨를 전격 석방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

사실상 현대와 북한 사이의 당면 현안은 일괄 처리된 셈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께서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일행을 오랜 시간 접견하시고 따뜻한 담화를 하시면서 현정은 회장의 청원을 모두 풀어주시였다"고 전했다.


◇억류 19일째 연안호, 송환 언제?=하지만 합의 사항에 연안호와 관련된 문제는 언급되지 않아 풀어야할 과제로 남게 됐다.

'800 연안호'는 지난달 31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북한 당국에 예인됐으며 이후 현재 위치와 상태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북측은 억류 19일째인 17일 현재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특별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과거와 달리 송환시점에 대한 언급이나 협상제안도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간 남북 양측 선박이 군경 당국에 인도됐다 다시 송환된 횟수는 총 17회에 달한다. 이중 북측이 예인한 우리 선박은 2척으로 송환까지 걸린 기간은 각각 5일, 19일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현안에 대해 통큰 합의를 보여주면서도 연안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과 관련, 향후 협상을 위한 '카드'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장기 억류돼 있던 유씨를 풀어준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연안호 송환문제까지 서두를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며 "추후 협상을 위한 카드로 남겨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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