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김정일 무슨 대화 나눴나

전혜영,기성훈 기자 2009.08.1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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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先핵포기'원칙에 김정일 반응 주목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파악 안 돼..현 회장 귀경해야 알 수 있어
-현대 측 "면담 성사로 볼 때 북측 만족할 만한 대화 오갔을 것"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오찬을 나눴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화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포함해 폭넓은 논의들이 오갔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정은 회장-김정일 무슨 대화 나눴나


◇무슨대화 오갔나.."아직 파악안돼"=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저녁 "김정일 동지께서 남조선 현대그룹 회장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현 회장이 "석상에서 김정일 동지께 선물을 드렸다"며 "김정일 동지께서는 이에 사의를 표하시고 현대그룹의 선임자들에 대해 감회 깊이 추억하시면서 동포 애정 넘치는 따뜻한 담화를 하셨다"고 전했다.



다만 현 회장과 김 위원장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정부와 현대그룹 측에서도 자세한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을 못하고 있으며, 현 회장이 귀환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방송을 통해 면담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대측으로부터 (면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보고받은 바 없어서 면담 내용은 파악이 안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통신상의 어려움으로 두 사람간 대화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회장이 돌아오면 김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파악해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측은 "구체적으로 오간 대화 내용이 확인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됐다는 점으로 볼 때 실무협의에서 북측이 만족할 만한 대답이 나왔을 수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MB경축사에 대한 北 화답은?=현 회장은 장기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씨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 만나 유씨의 귀환 문제 및 개성공단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기대했다.

북한이 지난 14일 유씨를 추방 형식으로 귀환 조치함에 따라 이날은 개성공단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로 18일째 억류중인 연안호의 조기 송환 문제도 거론됐을 수 있다.



특히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신(新) 평화구상'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핵무기는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장래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기존 대북 원칙인 '선(先) 핵포기'를 재확인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대화 재개에 나설지 혹은 반발해 강력한 도발 행동을 할지는 현 회장이 귀환한 후에야 확인 가능할 전망이다.



또 북한이 대북 적대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한미합동군사연습 을지훈련(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17일 시작되는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했을 가능성도 크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전날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UFG는 (북한을 과녁으로 한) 침략적인 전쟁행위"라며 "우리 식의 무자비한 보복으로,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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