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임대 '한남 더힐' 청약전 점검사항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8.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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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포인트]분양전환가·기회비용·향후가치 등 꼼꼼히 체크해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보증금 5억2000만원짜리 임대아파트가 나온다. 이는 올 초 보증금 25억원짜리 럭셔리 대형 임대아파트로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한남 더 힐'의 소형물량이다.

'한남 더 힐'은 '임대아파트=저소득층이 사는 집'이라는 한국 부동산시장의 공식을 깬 파적적인 단지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고 민간임대 방식으로 공급하지만 국내 최고급 주거단지를 표방하고 있다.



보증금은 물론 월임대료도 입이 벌어질 정도로 비싸다. 지난 2월 공급된 대형주택의 월 임대료는 200만∼400만원을 웃돈다. 웬만한 직장인의 월급보다 많은 금액을 고스란히 월세로 내야 하는 정도다.

이달 17일 청약을 시작하는 전용면적 59㎡(공급면적 87㎡) 소형주택도 매달 65만원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 관리비까지 합하면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대형주택이야 5년 뒤 분양전환을 염두에 두고 한남동 새 집을 선점하려는 기업인, 연예인 등 재력가들이 몰렸다지만 소형주택도 그만큼 인기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 등 자금 부담이 적은 소형주택이 대형보다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한다.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3000만원만 있으면 신청할 수 있는 만큼 실수요 뿐 아니라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도심과 강남을 연결하는 입지, 전통적인 부촌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하지만 내집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꼭 따져봐야 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분양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한선도 하한선도 없다. 기본적으로 5년 이후, 임차인과 시행사가 합의할 경우 2년6개월 이후부터 분양전환이 가능하지만 분양가가 얼마가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분양전환 시점 감정평가액을 평균해 분양가를 정한다는 것만 확정됐을 뿐이다.

내집도 아닌 임대주택에 3.3㎡당 2000만원, 매년 780만원의 임대료를 내면서 꼭 살아야 하는지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5억2000만원이면 월임대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전용 59㎡보다 넒은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다. 5년 후 분양받을 주택 가치가 분양전환가격과 5년간 기회비용을 합친 것보다 높을 지도 분석해봐야 한다.


대형주택과의 차별 여부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설계나 마감재 수준이 얼마나 다른지, 입주 후 커뮤니티 시설 이용에 제약은 없는지 등을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형주택 입주민들은 수억원을 지불하고도 '찬밥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일반단지 주민들이 임대단지와의 사이에 울타리를 치는 것처럼 같은 럭셔리 임대주택이지만 대형과 소형 사이에는 더 높은 벽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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