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환자 사망은 합병증 때문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9.08.16 14:53
글자크기
1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사망한 56세 남성의 사망원인은 폐렴과 그로 말미암은 패혈증이다. 16일 두번째 사망한 63세 여성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다발성장기손상으로 목숨을 잃었다.

사인은 달랐지만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퍼지며 일으킨 합병증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는 같다.



호흡으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몸 속으로 들어가면 폐에 가장 먼저 도착, 염증을 일으킨다. 이것이 신종플루 감염의 가장 흔한 합병증인 '폐렴'이다. 하지만 폐렴은 바이러스 뿐 아니라 세균으로도 감염되기 때문에 원인을 확인하기 전까지 치료가 어렵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작은 미생물이라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 이와관련 첫번째 사망한 56세 남성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세균성폐렴으로 진단, 항바이러스제가 아니라 항생제를 투여했다. 처음 병원에 도착했을때부터 '타미플루'나 '리렌자' 등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다면 사망에까지 이르진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폐렴은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은 잘 걸리지 않으며, 설사 걸린다 해도 그리 어렵지 않게 치유된다. 지난달 말 신종플루에 감염된 국군 장병이 폐렴 합병증으로 발전된 사례도 있었지만 곧 회복된 바 있다.

하지만 평소 활동량이 적은 노인이나 과거에 결핵이나 폐렴을 앓았던 사람, 또는 지병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며 감염확률 또한 상당히 높다.

폐를 공격한 바이러스의 두번째 목표는 전신으로 퍼지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혈관으로 퍼져 혈액을 감염시키며 '패혈증'으로 진행된다. '패혈증'은 고열과 백혈구 증가, 저혈압 등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첫번째 사망자의 주된 사망원인 역시 패혈증이었다.


63세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도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가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킨 결과다.

전신 염증반응으로 활성화된 염증세포들과 이들 세포에서 분비된 여러 물질들이 폐 포막과 폐 모세혈관을 손상시키고,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으로 발전된다. 부종이 발생한 폐포에는 공기가 들어갈 수 없어 실제 가스교환에는 정상 폐포만 참여, 성인이 아기 폐 정도의 작은 폐로 숨을 쉬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호흡이 곤란할 수 밖에 없다.



다발성장기손상 역시 바이러스가 혈액을 타고 들어와 신체 여러 장기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시켜 일어나는 질병이다.

이와 관련, 7월에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보다 폐를 손상시키는 능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네이처'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가와오카 요시히로 박사 연구팀은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상기도를 거쳐 폐 깊숙이 들어가 증식함으로서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계절성 바이러스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