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신종플루 사망자, 타미플루 투여 늦었나?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8.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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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 뒤 신종플루에 감염된 56세 남성이 세균성 폐렴 진단을 받고 치료받다가 사망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폐렴 및 폐렴으로 인한 패혈증. 의료진은 바이러스(신종플루)보다는 세균(박테리아)성 폐렴으로 보고 항생제를 투여했으나 결국 사망으로 이어졌다.

보건당국은 신종플루 감염이 폐렴으로 이어졌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해당 병원의 진료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미플루 처방 만 4일 늦었다?= 사망한 남성은 지난 1~5일 직장동료 69명과 함께 연수차 태국을 다녀왔다. 귀국 후에는 휴가로 직장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8일 발열증상이 있어 보건소를 방문했다.

보건소는 체온이 37.7℃로 높지 않고 호흡기 증상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해 진행경과를 관찰키로 하고 N-95마스크와 항균비누를 줘서 돌려보냈다. 환자는 이날 오후 평소 잘 가는 인근 의료기관을 방문해 약을 받았으나 어떤 약을 지급받았는지는 확인돼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인 9일부터 증상이 급격히 악화됐다. 체온이 39.5℃로 올랐고 호흡곤란, 전신통 등이 나타나 지역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세균성 폐렴으로 진단해 입원시켰다.

하루 뒤인 10일 오후 8시30분 상태가 악화돼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에서 기계호흡 및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나 항생제가 듣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세균성 폐렴으로 보고 치료를 실시하다가 12일 신종플루를 의심, 자체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신종플루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인플루엔자 A형이 확인됐다. 병원에서는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 투약을 시작하며 보건소에 의심환자 발생을 신고했다.


만일 신종플루로 인한 폐렴 합병증이 나타난 것이라면 증상 발생 후 2일 이내 투여해야 한다는 지침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이후에도 환자의 증세는 계속 악화돼 15일 오전 8시30분 경 패혈증으로 결국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종합병원의 보고를 받고 13일 검체를 체취, 15일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내렸으나 이미 환자는 숨을 거둔 뒤였다.



<◇고위험군 아닌 건강한 남성..예외적 사례= 특히 이번 사망자는 평소 질병이 없었던 65세 미만의 건강한 남성이란 점이 주목된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신종플루 관련 위기 대응체계를 한 단계 격상하면서 지금까지 감염자 전원에 타미플루를 처방하던 것에서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 비만, 당뇨병 등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중심의 치료로 전환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 본부장은 "다른 사례와는 달리 상당히 급속히 (병이) 진행됐다"며 "평상시 특별한 질병이 없었다는 점에서 (신종플루를 사망원인으로 보고 있으나) 추정할 뿐이지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은 약(항바이러스제)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각국 보건당국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본부장은 보건소와 지역병원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초기 항바이러스제가 빠르게 처방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은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며 그러나 "타미플루 처방이 늦었던 것인지 여부는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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