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유럽과의 커플링을 기대한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8.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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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유럽은 이번 분기 침체 그늘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경제의 쌍두마차는 역내 1, 2위 경제국 독일과 프랑스다. 독일은 지난 분기 연률 1.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 2위 프랑스 경제는 같은 기간 1.4% 성장했다. 이로써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과 영국에 앞서 경기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게 됐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은 모두 지난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3위 경제국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역내 여타 주요국들에 비해 월등한 성적이다. 이탈리아의 지난 분기 성장률은 -1.9%에 머물렀다. 영국과 스페인의 이번 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연률 -3.6%, -3.2% 머물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프랑스의 선전에 힘입어 16개국 유로 통화권 '유로존'은 지난 분기 0.4% 역성장했다.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긴 했지만 전분기의 9.7% 역성장에 비해선 대폭 빨라진 성장 속도다.

미국의 소비는 이전 경기 후퇴 때마다 성장 촉진제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중국, 인도를 앞세워 성장세 회복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 아시아와 침체 탈출이 기대되는 유럽이 미국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부동산시장 위축과 금융위기의 충격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달 주택 압류건수는 사상 최대였고 고용시장은 두자릿수 실업률을 눈앞에 둔 채 게걸음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선 먼저 소비가 회복돼야 한다. 하지만 소비는 여전히 신뢰할 만한 개선 신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7월 미국의 소매 판매는 예상을 깨고 0.1% 감소했다. 이로써 소비는 3개월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유럽과 아시아의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현재 세계 경제는 하나의 끈으로 묶여 있다. 1년여 전 전세계가 동시에 신용위기에 휩싸였고 거의 같은 시기 경기 침체에 빠졌다. 반대의 상황도 충분히 가능하다. 침체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되살아난 소비와 투자는 미국의 수출과 자본 유입 확대로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다.


뉴욕 증시 분위기는 다행히 낙관론이 지배하고 있다. 전일 뉴욕 증시는 지표 부진에도 불구, 상승 마감했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FRB는 전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국채매입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서서히 침체 이후를 준비하겠다는 발언이다.

FRB의 긍정론으로 무장한 시장 내 낙관 분위기는 지금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 다만 황소의 고삐를 당겨줄 기폭제가 없을 뿐이다.



개장에 앞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소비자 물가는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다. 7월 산업생산도 개장 전 발표된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전월 0.4% 감소했던 산업생산이 지난달 소폭(0.4%)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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