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식지않는 낙관, 소비 부진도 상쇄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8.1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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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0.4%↑...월마트 '안도', 금융주 '폴슨 효과'

미 증시가 일제히 어제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매와 고용지표가 부진했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악재를 희석시켰다.
월마트의 실적호전이 어제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확산된 경기 낙관론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증시 하락 압력을 상쇄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6.58포인트(0.39%) 상승한 9398.19로 마감했다.
대형주중심의 S&P500지수는 6.92포인트(0.69%) 오른 1012.73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10.63포인트(0.53%) 올라선 2009.35로 장을 마쳐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어제의 상승세를 이어가는가 싶던 미 증시는 지표 악화 소식으로 장초반 움츠러들었다.
이날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가 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상을 깨고 3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도 감소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증가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가 55만8000명을 기록, 전주 55만4000명에 비해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 54만5000명을 상회하는수치다.



반면 월마트는 2분기 순익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헤지펀드 거물 존 폴슨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은 금융주 전체에 호재가 됐다.

호재와 악재 사이에서 투자자들이 방향을 모색했다. 장중 등락을 거듭하는 시소 장세를 벌였으나 장기 낙관론이 장을 지탱하면서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주 상승 추진력...월마트 '기대이상', 전망은 신중


월마트는 2분기 순익이 34억4000만달러(주당 8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인 주당 86센트를 상회하는 것이다. 주가는 2.7% 올랐다.

그러나 3분기 동일 점포 매출은 2% 정도 증가하는데 그치는 옆걸음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학 시즌을 앞두고 월마트의 이같은 전망은 부진한 소매매출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돼 장 후반 상승폭을 좁혔다.
S&P500 업종지수 가운데 금융업종이 2.1%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가는 이날 6.7% 올랐다. 어제 폴슨앤드 컴퍼니의 설립자이자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존 폴슨이 1억6800만주를 매수, 4대주주가 됐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추종 매수세가 몰렸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원자재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피바디 에너지가 6.1%, 콘솔 에너지가 7.3% 상승하는 등 석탄회사 주가 강세가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와 구리생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도 각각 5% 올라섰다.

◇'중고차 보상' 약발 실종?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깨고 3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은 고용불안과 임금정체로 소비를 줄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역설적으로 소비촉진을 위한 미 정부의 '중고차 보상프로그램', 이른바 'Cash for Clunkers' 정책이 여타 소비를 제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7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로는 8.3% 줄었다. 소매판매는 전달에는 0.8% 증가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7월 소매판매가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 소매판매는 0.6% 감소, 자동차 판매를 제외한 여타부문의 소비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0.1% 증가를 예상했었다.

백화점 판매는 1.6% 감소, 올들어 가장 큰 폭 감소세를 기록했다.
건축자재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2.1% 떨어졌으며 전자 가전제품은 1.4%, 가구 역시 0.9% 하락하는 등 대부분 소비재 판매 업체들의 매출이 부진을 이어갔다.

반면 자동차 및 부품 판매는 2.4% 늘어났다. 1월 이후 가장 큰 폭 증가다.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 시행 영향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웰스파고 증권의 이코노미스트 애덤 요크는 "소비자들이 새 차를 사느라 다른 구매를 줄이면서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유가 이틀째 상승

미국의 소매지표 부진 영향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달러 대체 투자자산으로 여겨지는 유가는 달러약세를 업고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97센트(0.68%)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428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58% 올랐다.
엔/달러 환율도 0.67엔(0.69%)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5.38엔에 거래되는 등 달러화가치가 주요통화대비 일제 약세권에 머물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6센트(0.51%) 상승한 70.52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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