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소금, 한달 10만원으로 버티기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9.08.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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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카페 파워/ 이대표 짠돌이 카페 운영자

대왕소금, 한달 10만원으로 버티기


소금에 쩐다. 인터넷 다음카페 짠돌이(cafe.daum.net/mmnix)의 운영자 이대표(33) 씨. 그는 이름처럼 가히 국가 대표급 왕소금으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카페에서의 닉네임도 대왕소금.

2001년 카페의 'ㅋ'도 모르고 그저 일기 쓰듯 적어 내려간 짠돌이 수기가 대박. 현재 67만여명을 거느린 거대 재테크 카페의 주인장이 됐다.



카페뿐 아니라 그 스스로도 대박. 초절약 모드의 삶을 통해 지긋지긋한 가난의 고리를 끊었다.

"우리나라 직장인 중에 한달 생활비를 10만원 쓰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게. 게다가 10원, 20원 아낀 돈으로 전원주택을 20대에 지은 사람이 있다면 손을 번쩍 들어보시게."



웬만한 알뜰족도 기죽게 하는 그의 외침. 천부적인 짠돌이의 DNA가 있었던 것일까. 짠돌이 재테크 비법과 짠돌이 카페의 탄생 및 성장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 대왕소금이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1999년께 통신사(시설관리직)에 근무할 때 일산 출장을 갔다가 우연히 '그림 같은 집'을 봤다. 비버리힐즈에나 있을 법한 집. 순간 그런 집에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워낙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자랐던 탓일까. 먼 훗날 그런 집에서 아내와 자식의 깊은 애도 속에 눈을 감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게 됐다.

당시 월급이 약 189만원. 이중 10만원만 쓰고 다 모았다. 그 결과 3년 만에 1억1000만원을 모아 본래 살고 있던 초가집 터에 2층짜리 전원주택을 지었다.



- 한달 10만원으로 살 수 있었던 비결은.

▶점심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반찬값도 아끼려 김치부침개로 밥을 돌아 말아서 갖고 다녔다. 여자직원들이 부침개를 좋아해 다른 반찬이 없어도 꿀리지 않았다. 휴대폰은 분실 신고제를 활용했다. 분실 신고를 해도 걸려오는 전화는 받을 수 있어 받는 용도로만 월 3600원에 이용했다.

야근도 많이 했다. 야근을 하면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 돈이 굳고, 야근수당도 챙길 수 있어 1석2조. 이 돈이 단시간에 1억원 이상의 돈을 모으는데 숨은 공신이 됐다. 또 2001년께 통신업계에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불어 50% 가량이 잘렸는데, 워낙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충성스럽게 비친 덕에 오히려 연봉이 올라가는 행운까지 잡을 수 있었다.



- 짠돌이 카페의 탄생 및 성장 과정은.

▶처음에는 온라인 카페의 개념도 몰랐다. 공책에 일기 쓰기 싫어 온라인에 썼다. 그런데 어느 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늘어나 있지?' 어리둥절했다. 그때야 카페가 뭔지 알게 됐다.

당시 IMF 사태 후유증 때문인지 극도의 짠돌이 내공을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주 지나고 한달 지나면 1000명씩 늘어나며 지금에 이르렀다.



그런데 카페에도 성수기와 비수기는 있더라. 여름과 겨울이 성수기. 봄, 가을이 비수기에 속한다. 여름에는 에어컨 등 냉방 때문에, 겨울에는 난방 등에 관한 문의로 짠돌이 카페를 찾는 발길이 많다.

- 짠돌이 카페는 어떤 곳? 짠돌이 내공을 얻어가려면?

▶짠돌이 카페는 단순히 돈을 모은다기보다 '살아가는 지혜를 공유하는 장'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재테크의 특별한 왕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돈 모으는 법? 모두 알고 있지 않나? 안 나갈 곳에 나가는 돈을 통제하면 된다.



짠돌이 카페에서는 '이렇게 아껴보니 얼마나 절약되더라'는 생생한 체험담이 많이 올라오는 게 특히 강점. '한달에 10만원 생활하기'나 '1년에 1000만원 모으기' 등의 코너가 특히 인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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