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新광고 "혜택을 알리지 마라"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8.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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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전달서 탈피..롯데 DC플러스카드.현대카드

신용카드사들의 광고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카드상품에 대한 정보전달에 주력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간결한 메시지만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다양한 카드상품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카드혜택을 늘어놓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카드, 이색 성씨 마케팅=롯데카드는 최근 '혹시 디氏를 아세요'라는 티저(teaser) 광고를 내놨다. 이는 지난 6월 출시된 '롯데DC플러스카드'에 대한 홍보 광고로, 롯데카드는 할인을 의미하는 'DC'를 'D氏', 즉 사람으로 의인화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광고에선 김씨·이씨·박씨 등 100여개에 이르는 성씨가 나열된 뒤, 마지막에 'D씨? 혹시 D씨 아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해 고객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이 카드는 전국 모든 롯데매장에서 최대 7% 할인되며, 롯데백화점에선 최대 12%까지 할인이 될 정도로 혜택이 풍부하나 이에 대한 설명은 조금도 없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DC플러스 카드의 혜택을 광고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다양한 혜택을 갖춘 카드상품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기능적 측면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여러 상품 중 하나'(one of them)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新광고 "혜택을 알리지 마라"


아울러 광고에 사용된 색을 옅은 녹색으로 통일시키고 텔레비전 광고에선 사운드도 간단한 피아노 연주로 간소화해, 메시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켜 개별 상품을 알리기에 급급했던 롯데카드의 기존 광고방식과는 확실히 대비된다.

광고업체 관계자는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는 역효과를 차단했다"면서 "본격적인 광고 제작에 들어가기 전 만들어지는 '프로토 타입'(골격)만을 내보낸 느낌이지만 되려 세련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평가했다.

◇현대카드, 비움의 미학=현대카드도 최근 지하철 9호선을 중심으로 '비움의 미학'으로 명명된 광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하철 통행로 벽면에 설치된 이 광고의 대부분은 백지다. 따라서 보행자들은 광고가 아직 걸리지 않은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광고판 상·하단을 살펴보면 구석에 작은 상징 이미지와 기업CI를 발견할 수 있다.


카드사 新광고 "혜택을 알리지 마라"
현대카드의 이번 광고 역시 그간 정보 전달 위주의 카드광고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진단에서 시도됐다는 게 광고업계의 평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9호선 광고효과를 고려했을 때 이 같은 광고는 상당히 모험적인 시도"라며 "각종 시각적 자극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오히려 시각적 이미지를 극단적으로 제거한 광고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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