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잇단 RCPS '부채비율 때문에'

더벨 이재영 기자 2009.08.13 07:00
글자크기

부채비율 474→388%...전환 옵션으로 금리↓

이 기사는 08월12일(10:0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 (15,500원 ▼480 -3.00%)이 지난 11일 7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을 결정했다. 지난 5월 발행분을 합치면 올해에만 1700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한 셈이다.



이 RCPS들은 모두 5년 만기에 의무배당률이 최소 3%다. 발행 후 1년 뒤 자유롭게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고 만기엔 전량 자동으로 보통주 전환되는 등 발행조건이 대부분 같다.

최대주주인 삼양금속이 500억원, NH-IBK 사모투자펀드(PEF)가 500억원, 티에이치제일차유한회사가 500억원, 주요주주인 설윤석·설윤성 형제가 200억원을 인수해갔다.



img1.gifimg1.gif
이처럼 대한전선이 잇따라 RCPS를 발행한 이유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RCPS는 이자와 다름없는 의무배당을 지급해야 하는데다 만기가 있어 주식보다는 채권에 가깝다. 하지만 형식상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대한전선의 자본총계는 5741억원, 부채총계는 2조723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74%에 이른다. 만약 1700억원을 RCPS가 아닌 채권 발행으로 조달했다면 부채비율은 503%까지 올라갔을 것이다. 대한전선은 RCPS를 활용해 부채비율을 388%로 오히려 낮출 수 있었다.


대한전선은 RCPS를 통해 이자 부담도 줄였다. 최근 대한전선과 같은 BBB+급 5년 만기 사모 채권의 평균 금리는 10~11%에 달한다.

대한전선은 RCPS를 발행하며 발행 1년 후부터 우선주를 보통주와 1대 1비율로 교환해 주가 상승 시 차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의무배당률을 3%대로 낮췄다. 전환사채 등 주식연계증권(ELB)이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낮은 원리가 적용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수준과 비교하면 3%의 의무배당률은 발행사에 굉장히 좋은 조건"이라며 "전환 옵션이 붙은 상환우선주는 주가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의무배당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RCPS가 '만능'은 아니다. RCPS는 국제회계기준(IFRS)가 적용되는 2011년부터 자본이 아닌 부채로 인식된다.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대한전선이 발행한 1700억원의 RCPS는 결국 자본으로 바뀌게 된다. 만기시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주로 전환되도록 구조를 짰기 때문. IRFS가 시행돼도 부채는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그치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 추이에 따라 내년 8월부터 보통주로 전환되는 물량도 꽤 있을 것"이라며 "결국 주가 흐름이 IFRS 시행 이후 대한전선 부채비율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전선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