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잡을 수 없는 환율…변화의 기로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8.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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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저점 찍고 다시 상승, 나흘간 24원↑

환율을 종잡을 수가 없다. 며칠전 연저점까지 찍으며 미끄럼을 타더니 다시 방향을 틀면서 나흘간 24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의 끝을 내다보고 있는 환율이 기로에 서있다고 판단했다.

◇갑작스런 상승, 왜= 모두들 환율하락을 점치던 지난 7일 환율은 예상을 깨고 소폭 올랐다. 그러더니 어느새 1240원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종가보다 7.4원 오른 1246.5원을 장을 마쳤다. 장한때 1253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환율상승은 역외의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지난 4일 환율은 올들어 최저점을 기록하며 1218원까지 내려갔지만 더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저점을 확인한 역외시장에선 1220원을 새로운 저점으로 잡고 달러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환율은 자연스레 올랐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외에서 비드(달러매수)가 많아지고 있다"며 "지난번 1250~1260원대에 팔았던 포지션들을 지금 커버하기 위한 건지, 아니면 실제로 물량이 있어서 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수급 때문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후반부터 강세를 띠기 시작한 글로벌달러도 환율상승을 부추겼다. 미국 고용지표가 괜찮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달러가 세를 얻었다. 미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와 성명발표를 앞둔 터라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힘은 더해졌다.

증시에서 외국인의 투자향방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연일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인은 21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140억원 정도 팔았고 코스피지수는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1565선을 기록했다.

◇기로에 선 환율= 일각에선 금융위기의 발원지인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기미가 나타난다는 기대감이 신흥국 통화를 조정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다시 글로벌달러에 힘이 실리면서 얼마간 강세를 띠었던 기타 통화가 약세로 돌아설 거란 전망이다.


물론 궁극적으로 환율이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상승세는 언젠가 꺾일 거라는 게 중론이다. 아직 원/달러 환율이 하락추세를 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아직 글로벌달러가 완전히 방향을 잡지 못한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율 상승과 하락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금 관건은 글로벌달러 기조가 바뀌거나 금융시장 조정이 본격화하거나 두가지"라며 "큰그림에선 환율이 하락한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 그간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는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지금이 단기적인 조정과정이라고 본다면 장기적으로 환율이 하락하겠지만 오름세가 이어져 1300원위로 올라간다면 상승의 모멘텀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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