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 약초·채소공장 만들어야"-삼성硏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8.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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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대구의 명물이던 사과가 강원도 양구에서 재배된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우리 민족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명태가 이제 러시아에서 대부분 수입된다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복사열을 흡수해 지구 전체의 기온을 상승시키는 '지구온난화' 탓에 이번 세기 안에 전 지구 온도는 2~6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우리 농가의 농업 총수익이 헥타르(㏊)당 260만~400만원 감소할 수 있다. 기온이 오르면 곡물, 채소 등 식량식물의 생육 역시 영향을 받는다. 가만히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의 진화 - 식물공장'이란 보고서를 통해 초대형 태풍, 가뭄 등 기상이변에 대응해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식물공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물공장이란 채광성이 높은 온실 내에 양분 공급 설비를 갖추고 식물을 생산하는 곳을 이른다. 비닐하우스 역시 원시적 형태의 식물공장의 하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신형 식물공장 설비는 식물 광합성에 필요한 광원(光源)은 전력 대비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으로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는 인공적으로 주입한다. 식물이 뿌리를 내려야할 토양은 배양액으로 대체된다.

식물공장은 전통적인 농업기술에 정보기술(IT)과 극미세가공 과학기술(NT)를 접목시켜 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전하고 있다. 특히 식량공장이 활성화되면 식량 생산이라는 1차 목적을 달성할 뿐 아니라 LED조명, 태양광발전, 실내환경감지 IT설비 관련기술 등 파생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이같은 식물공장 분야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로 꼽히고 있다. 일본 정부는 식물공장 시장이 올해 95억엔에서 2020년 417억엔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50개인 식물공장 수를 3년 내에 15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한국 역시 1990년대 초 식물공장 연구를 시작하고 2001~2004년 한국형 식물공장 모델개발 연구, 2005년 식물공장 시스템 시험장 운영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는 점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또 식물공장 기술이 발전하면 글로벌 시장에 설비수출이 가능하다며, 채소 자급률이 10%도 되지 않는 싱가포르를 유망 수출대상시장으로 꼽았다.

이어 국내 지자체들이 기존의 채소, 곡물 뿐 아니라 특용작물, 약재 등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식물공장 투자에 나서야 하며, 중앙 정부 역시 보조금 지원을 통해 식물공장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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