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한은총재 "주택대출증가 경계심 상당"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8.11 12:20
글자크기

"주택 회복, 투기심리 자극해선 안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집값 상승에 강한 경계감을 표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기미는 상당히 경계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공동조사에선 실대출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거라고 했다. 이 총재는 "주택가격 회복기미가 있는데 회복 정도라면 큰 문제는 아니지만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쪽으로 확대돼선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유동일 기자ⓒ사진=유동일 기자


◇이성태 총재 모두발언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재 2% 수준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책결정 배경은 국내경기가 그동안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일부 신흥시장국 상황이 호전되면서 개선되고 있다.

지난 2분기 각종 경제지표가 예상외로 괜찮은 모습을 나타냈다. 또 각종 종합경기지표도 몇달동안 상승추세를 보였고 심리지표도 호전되고 있다. 물가쪽에서는 지난 7월 소비자물가가 1년전에 비해 1.6% 상승했다. 그동안 금년 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가 지속됐다.



그동안 원유나 원자재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가 하락했고 환율도 작년 하반기와 금년 상반기 크게 상승했다 또 하락했다. 원자재가격과 환율의 급변동에서 오는 물가변동요인이 이제 거의 물가파급효과가 끝난 것 아니냐.

앞으로 원자재가와 환율변동요인보다는 일반적인 수요압력이나 수급요인에 따라서 정상적인 경로를 밟아갈 걸로 예상된다.

금융을 보면 그간 주가가 상당히 많이 상승했고 국고채금리 중심으로 중장기 시장금리도 상당히 상승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주식순매입 추세가 지난 2개월간 강했고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의 투자가 늘어났다.


전반적으로 기업의 자금사정은 호전 추세다. 눈에 띄는 것은 은행-비은행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수개월간 큰 증가세다. 거기다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주택가격도 지난 7월초까지 상승했고 7월 하순에 들어 주춤했지만 전체적으로 상승압력이 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가격 상승기미는 상당히 경계심을 갖고 지켜볼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예상외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지난 6월 실물경제를 보이는 각종지표를 봐선 얼마전 발표한 2분기 GDP 추정성장률보다 조금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 국내경기는 정부시책에 의한 성장추진력은 약해지겠지만 민간부문에서 2분기부터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아서 하반기에도 전분기대비 플러스성장 할수 있을 거라고 본다.

대체적으로 2분기 시작된 경기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 다만 주요선진국의 경기회복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안됐고 불안요소도 남아있다. 국내에 고용사정도 정부의 일자리사업으로 지난 한달간 지표상 나아진 것 같지만 앞으로 경제성장 동력도 다소 불확실하다.

물가에서 보면 원자재가나 환율급변동에 의한 물가변동요인은 많이 사라져서 앞으로 정상적인 경기상황이나 수급요인이 작용하게 되겠다. 7월 1.6% 상승한 물가는 앞으로 상승률이 조금씩 높아질 거다. 최소한 금년 중엔 2% 중반까지, 3%는 넘진 않을 거다.

상반기 경상수지는 매우 큰 흑자를 보였다. 하반기에도 흑자규모는 크게 줄겠지만 흑자구조 자체는 지속될 거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약간의 회복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국내경제가 앞으로도 계속 개선될 수 있도록, 금융시장도 지난 몇달간 안정적으로 와서 이런 추세가 이어지도록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 유지하면서 3분기 몇달간 경제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겠다.

◇이 총재 일문일답

-정책금리 동결돼도 시장금리 오르고 은행에서 여수신금리 조정하는데 앞서나가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나.

▶지난 7월 시장금리가 상당부분 상승했는데 시장금리가 움직이는데 3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그시점에서 특이한 수급변동요인이 있었느냐. 또하나는 향후 금리상승을 예상할 만한 물가상승 기미가 보였느냐. 또하나는 시장의 예상이 바뀌었느냐인데 최근 수급과 관련해서 특이한 사항은 별로 없다. 실물경제 움직임을 상당부문 반영한 거라고 보고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격차는 일회적인 건 아니다. 때론 벌어지고 때론 좁아지는데 격차를 해소하고 적응하느냐가 당국자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하는데 부분적으로 시장금리 상승이 앞서나간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기준금리를 또한달 동결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해석하는 데 따라 시장금리 조정과정이 있을 수 있다. 시장금리와 정책금리 관계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지금은 좀 시장금리가 앞서가고 있고 그 격차는 통상적인 수준보다 크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공개시장조작은 이뤄지고 있다. 출구전략 시행되는 거라고 해석해도 되나.

▶한은이 시장과 거래하는 방법이 몇가지 있는데 통안증권 발행이나 국채매매하거나 외환시장에 외환대출이나 스와프형식으로 공급하는 방법이 있다. 그간 했던 건 적극적인 자금조정이라기보다 원화에 대해 말씀드리면 작년 연말과 금년 상반기 재정집행의 큰변화가 있어서 그것을 통화쪽에서 완충이나 상쇄해줘야 한국은행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방향, 기준금리를 2%로 유지하고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게 맞는 거다. 통안증권 증가는 그걸 통해서 지금 적극적으로 영향을 주려한다기보다 정부나 해외부문의 변동요인을 상쇄하는 차원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외자쪽에선 작년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 미국 연준과 한은간 스와프협정으로 외자를 조달한 것도 있는데 국제금융시장 사정이 좋아지고 국내은행들의 외자사정도 좋아졌다. 외자의 공급이라는 측면에선 회수하는 일이 실행됐고 이제 얼마 안남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외자는 적극적인 유동성공급을 회수하고 있고 남아있는 건 크지 않다. 원화쪽에는 그간 취했던 대출한도 늘렸던 부분들, 그런 것들은 큰변화가 없어서 원화쪽은 아직 큰 변화는 없다.

-주택가격 급등 관련 금융감독원과 공동검사 진행하는데 대출증가와 관련해 어떤 부분을 검사하고 있는지, 또 향후 계속 증가하면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주택담보대출이 어떤 사람들이 어떤 조건으로 가져가느냐를 실제로 좀더 자세히 알고 싶다고 보면 된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현재 시세나 표준가격은 어느정도인데 실제로 얼마나 받느냐, 실제 여러집을 가진 사람이 받느냐 등 자세한 내용은 현장에 가서-전체를 조사할 순 없지만-서로 담당자와 얘기하고 그런 과정을 위해서다.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특별히 새로운 것 없다. 이미 알려진 것들이고 그것이 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지나치게 훼손해선 곤란하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지금까지 입장은 조심스럽게 대처하고 있다. 단지 한은쪽에서 가진 문제의식은 국내주택가격이 지난 4~5년간 많이 올랐는데 그뒤에 별로 내리지 않았다. 주택가격의 10~20% 내린 나라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지난 2~3개월간 다시 주택가격이 회복될 기미가 있는데 회복되는 정도면 큰 문제는 아닌데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쪽으로 확산돼선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금리인상 당장 어렵다면 대안으로 총액한도대출 축소와 지준율이 논의될 수 있는데 그부분에 대한 생각은.

▶당분간은 인하보다는 인상으로 흐름이 잡힌 건 사실인데 혹시 다른 수단을 쓰는 것은, 그간 사용했던 발행총액한도는 어떤 의미에서 금융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수단은 아니다. 자금이 부족하거나 막히는 부문에 집중적으로 공급하자는 거다. 전체적인 통화정책수단은 아니다. 지금 중기부문을 겨냥하고 있고 지난번 증액한 것은 정부에서 금융권 협조 받아서 하는 패스트트랙과 연결돼있는 거다. 금융대책이지 전반적인 통화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준율 인상은 심리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중앙은행이 금융완화 또는 긴축으로 간다는 자세를 보여줄 것이다. 지금 금융제도에서는 지준율이 큰 의미있는 정책수단이 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지준율을 사용했지만 우리와 전혀 다르다. 우리는 지준율이 썩 의미있는 정책수단은 아니고 정책의도를 보여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보조수단 정도로 설명할 수 있어서 한은이 거기에 큰 의미를 두진 않고 있다.

-윤증현 장관이 출구전략이 시기상조지만 방법론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는데

▶2가지 말씀 드리고 싶다. 하나는 출구전략은 말하는 사람마다 포괄범위가 차이가 있어 답변이 조심스럽다. 정부나 한은이 금융권 외자를 상당부문 회수했다. 그것도 출구전략도 포함한다면 진행되고 있는 거다. 상식적으로 봐서 특수상황에서 특수한 조치를 취했다, 이게 장기간 계속되면 다른 부작용이 많이 생길 거다, 그러니 그전에 적절한 시점에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뜻일 거다. 외자도 특수상황에서 특수한 조치였다. 원화에선 조치를 한 게 기준금리 2%가 특수상황이다. 아직 꼼짝도 안했으니 그런 움직임이 없었고 총액한도 늘린 것도 그대로고 그것 말고 증권안정펀드, 은행권 자본확충펀드, 큰 변화는 없었다. 출구전략이라는 이름에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중 우리나라가 실제 취했던 건-금융은 그렇고 재정은 다른 얘기겠지만-그런 면에서 일부는 진행됐고 일부는 안됐다.

그 방법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건. 그렇다. 방법은 당연히 논의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작년 국채가 정부보증채 아닌 은행채도 대상증권으로 편입한 적이 있었다. 일부 매매한 부분도 있는데 규정을 바꿀 때 1년기한부로 했다. 그조항에 일몰조항이 있어서 1년 후 자동적으로 없어지는 걸로 됐다. 이것도 출구전략의 일부다. 선진국에서 강조하는 건 그렇게 제도화해 있으면 좋은 거다. 그 때 가서 연장할지 말지만 정하면 돼서 이미 당초 조치 취할때 제도화해 있는 게 있다. 은행에 자금공급해도 최대 3개월짜리 환매조건부로 공급한다 하면 3개월후 연장할지 말지만 결정하면 되니 조치 속에 출구전략이 포함된 것도 있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건 미국이나 유럽처럼 이번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기준금리를 0의 수준까지 내리고 평상시 생각도 안하던 특별한 조치를 많이 한 나라와 우리처럼 직격탄 맞은 건 아니고 외자사정이 주로 문제 생기거나 이 위기가 우리의 수출시장에 영향을 받은, 그래서 우리가 동원한 비상대책은 그나라들과 차이 있다.

특히 금융 면에서. 그나라들의 출구전략의 범위와 긴급성은 우리가 보는 것돠 차이가 있다. 재정면에선 우리도 상당한 파격적인 조치를 취해서 아직 집행도 안된 상황이다. 출구전략 말하는 데도 한마디로 시작됐다 아니다 말하긴 어렵다. 금융쪽은 그렇고 출구전략은 내부적으로 생각해야 해고 시작때부터 시작된 것도 있고 일부는 시작됐고. 그것이 현재 위치다.

-금감원과 공동검사 중인데 한은도 담보제한이나 회수, 이런 조치까지 할 의향이 있는건지

▶지금은 답을 드릴 만한 게 없다. 특별한 조치를 준비해놓고 검사를 나간 건 아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