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개인이 해볼만한 장 왔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8.1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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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중소형株 추천…막판 시세분출 가능성엔 주의

당분간은 지지부진한 시장 흐름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증시는 실적개선이라는 모멘텀을 바탕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며 급상승했다. 그 상승의 정도가 정당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했는데 예상을 상회한 거시지표들은 이를 어느 정도 만족시켜 주는 분위기다.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만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확인해야 할 두 가지= 하나는 이미 증시가 예상을 상회하는 거시지표의 개선 정도까지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증시는 지금의 상승을 정당화 할 수는 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또 다른 모멘텀을 요구하게 된다.



전일 우리 증시의 흐름을 보면 장 초반에는 지난주 미국의 고용지표 호전 소식에 비교적 강한 상승흐름을 보였다. '고용지표 호전'이라는 기다렸던 소식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강도가 둔화되며 플러스권에 턱걸이 하는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미국 증시의 상승 폭이나 호재의 성격에 비춰볼 때 미지근한 흐름이었다. 증시가 경기회복이라는 기대감을 이미 상당히 반영하고 있을 수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해 볼 대목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호재가 있었음에도 증시 반응이 미온적이었기 때문에 자주 이런 현상이 증시에 출현하는지 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 보아야 한"고 지적했다.



또 하나는 거시지표의 개선은 동시에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다는 점이다. 경제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돼 간다면 비정상적으로 풀어 놓은 유동성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출구전략 논란이 벌어지며 나흘 연속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나서서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은 지속하며 미세조정일 뿐이라고 진화하고 있지만 이미 정책의 방향을 읽은 투자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오늘(11일) 우리나라의 금융통화위원회, 13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혹시 모를 출구전략과 관련한 미묘한 변화 여부까지 시장은 확인하고 싶어한다.

◆대세가 된 중소형주 추천= 증권가에서는 중소형주,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주 한두 군데 증권사를 중심으로 나오던 '중소형주 주목'이 이제는 전 증권가의 대세가 된 모습이다.


이 때문에 개인들이 해볼 만한 장이 왔다는 분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동안 급등했던 종목들이 고가의 대형 블루칩 중심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들이 추격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형주, 코스닥이 강세를 보인다면 개인들도 뛰어들만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어제 개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100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달 14일 이후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시에서도 코스피지수는 코스피지수는 0.01% 오른 반면 코스닥지수는 0.78% 상승했다. 코스피 시장 내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났다. 어제 대형주 0.09% 하락한 반면 중형주는 0.47% 올랐고 소형주는 0.88% 상승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IT, 자동차, 금융의 주도주와 코스닥 우량주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코스닥 우량주 매수가 유망한 이유는 현 장세의 주도주가 IT라면, IT 비중이 가장 큰 코스닥 시장도 충분히 상승 논리를 갖추고 있고 경험상 대표 우량주 다음은 중소형주로 매기가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키코 문제로 몸살을 앓던 코스닥 기업들의 수익구조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먼저 수급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부각되는 화학, 철강 및 운수장비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첫번째"이고 "아울러 최근 반등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중소형주들이 단기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률 갭 메우기에 나설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소형주 강세의 성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정을 앞둔 막판 시세분출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증시를 이끌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8월 들어 선물시장에서 계속 순매도 포지션을 축적하고 있다"며 "이는 대형주 강세의 바통을 중소형주가 이어받는 시나리오라기보다는 조정 직전에 그간 소외되었던 업종이나 종목의 시세분출이 나타나는 시나리오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상승에 대해 지나친 신뢰를 가지기는 아직 이르다"며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추세 상승을 위해서는 개인과 기관의 주식 매수 여력의 개선, 즉 실질고객예탁금과 주식형펀드 순유입 추세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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