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안 장관은 1주년 당일 직원들에게 수박 한 통 돌리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다. 청와대에서 중폭 이상의 개각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안 장관이 이번 개각 파고를 잘 넘을 수 있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교과부 직원들의 평가도 많이 바뀌었다. 취임 초만 해도 어수룩한 촌부 이미지에 '몇 달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장관의 '노회함'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평소 내색없이 조용히 있다가 단칼에 잘라내는 인사 스타일이 이 대통령과 닮았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온다.
우선 장관 자리를 노리는 이들이 너무 많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만 4~5명이 거론된다. 이들에게 1주년은 '바꿀 시점이 됐다'는 의미다. 당청간 소통부재는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좋은 틈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정두언 의원 등 친이직계 그룹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끊임없는 공격도 부담이다. 이들은 학원 교습시간 제한, 수능 응시과목 축소 등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정권의 노력에 교과부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안 장관을 반개혁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청와대 정진곤 수석과 함께 안 장관의 교체도 당연지사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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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의 불만도 무시 못할 변수다. 정권 출범 초기만 해도 김도연 장관-이주호 수석으로 과학계와 교육계가 투톱 균형을 이뤘지만 지금은 교육계 인사 일색이다. 김중현 제2차관이 옛날 과기부총리 역할을 해내느라 안간힘이지만 과학계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때문에 여섯 차례나 발사 연기된 나로호의 운명과 안 장관의 운명을 동일하게 보려는 시각도 존재한다. 발사가 성공하면 유임에 힘이 실리겠지만, 반대로 실패할 경우 억눌렸던 과학계의 불만이 폭발해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시나리오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나로호 발사 일정이 계속 연기돼 개각 시점과 맞물리면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나로호 일정은 개각과 전혀 무관하게 진행돼 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