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간부 인사 '조직안정'에 중점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9.08.1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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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지역 적절히 안배‥사시 27회 첫 검사장 승진

10일 단행된 검찰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는 조직안정에 중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임채진 전 검찰총장 사퇴에 이은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와 수뇌부들의 줄 사퇴로 인한 사상 초유의 지휘부 공백 사태로 검찰조직이 큰 혼란에 빠진 상황이어서 조직 안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전직 검찰총장이 임기만료 전에 중도 사퇴한데 이어 검찰총장 후보자마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하면서 전례 없이 정기인사가 난지 6개월여 만에 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이뤄졌지만 다행히 출신지역과 주특기 등을 적절히 안배했다는 평가다.



인사내용을 들여다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검찰총장 후보자 도덕성 시비로 벼랑 끝에 내몰린 검찰의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방점을 찍고 정기인사 때마다 등장해 온 '지역 홀대'. '편중 인사' 논란 등 인사잡음을 없애기 위해 노심초사한 모습이 역력하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고검장 또는 검사장으로 승진한 20명을 출신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5명으로 가장 많고 이른바 'TK'로 불리는 대구·경북과 호남, 부산·경남이 각 4명, 강원·충청·제주가 각 1명씩이다.



검찰 핵심 요직인 '빅4'도 경북(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2명, 충남(김홍일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신종대 대검 공안부장)이 각각 1자리씩 맡았다. 법무부 '2인자'인 차관 직에 광주 출신인 황희철 서울남부지검장을 임명한 것도 지역안배 차원으로 해석된다.

승진자들의 출신대학을 보면 서울대(15명)가 압도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전보인사 내용을 보면 타 대학 출신자들도 요직에 두루 기용됐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검찰 간부들의 추가 유출을 막기 위해 고민한 흔적도 보인다. 법무부는 승진 대상에서 제외된 사법연수원 13·14기 간부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요직에 골고루 임명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11·12기 간부들의 대거 사퇴로 수뇌부 평균 연령이 대폭 낮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차동민·한상대·채동욱·조근호 검사장은 50세이고 황교안·안창호·황희철·노환균 검사장 52세, 박용석 검사장이 54세로 고검장급 9명의 평균 연령이 55세에서 51세로 줄었다. 법무부 실·국장급도 50대 초반에서 40대 후반으로 평균연령대가 낮아졌다.



이밖에 '공안·특수통' 간부들의 요직 임명도 눈에 띈다.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은 노동운동 강세지역인 울산지검장을 역임한데 이어 검찰 내 공안업무를 총괄하는 대검 공안부장을 지낸 '공안통'이다. 서울고검 형사부장에 승진 임명된 임정혁 검사장과 서울고검 공판부장에 승진 임명된 임권수 검사장도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직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인사 대상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업무실적과 지휘통솔 능력, 세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출신지역 등도 적절히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사법고시 27회(사법연수원 17기)가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급 기수 반열에 올랐다. 이번에 첫 검사장 승진자를 배출한 27회에서는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와 김경수 인천지검 1차장 검사,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등 8명이 검사장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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