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금리 동결론… 관건은 경기인식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08.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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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지속 의구심 여전… 출구전략 실행시기보다 준비에 무게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또 다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수준보다 금통위의 경기판단과 출구전략 준비 상황이나 실행 여부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에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가 이달에도 동결되면 6개월째 2.0%가 유지된다. 금융투자협회의 채권시장 체감지표 조사에서 설문 응답자 전원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동결 예상의 근거로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점이 꼽힌다. 경기 상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재정 투입이나 정책효과(자동차 세제혜택 등)에 기댄 측면이 많아 회복의 자생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경기 바닥을 시사하는 다양한 증거들이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기 위한 본격적인 경제 성장의 징후까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결정과 밀접한 물가 수준과 관련해서는 일부 지역의 집값 불안을 제외하고는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다. 7월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 있긴 하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상승해 9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에서도 일단 신중론이 대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강연에서 "견실한 회복세가 나타날 때까지 재정 및 통화정책의 적극적인 역할을 견지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은도 하반기 경제전망과 상반기 성장률 집계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경기 인식의 변화도 관심사다.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6월 경기하강이 멈췄다고 밝혔던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달에는 하강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주가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에 대한 기대와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집값 상승의 영향에 대한 우려도 통화정책방향에 함께 담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밖에 출구전략의 가시화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현재 단계에서는 너무 이르지만 준비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증현 장관도 "언제 출구전략을 실시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premature)"라면서도 “신중한 분석을 통해 '어떻게' 출구전략을 취할 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경기회복은 상당한 기간 동안 지지부진할 것”이라며 “향후 논란의 핵심은 출구전략 자체보다 추가적인 부양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자금 유통 부진을 이유로 금리 동결과 함께 시중 유동성 공급 규모를 애초 1250억파운드에서 1750억파운드로 500억파운드(104조원) 더 늘리겠다는 조치를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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