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거대 지하도로? 서울시민들 '시큰둥'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8.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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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통속도 빨라진다는데 '반신반의'

새로운 도로건설 계획이 발표되면 호재로 작용해 그 지역 부동산값이 들썩인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5일 발표한 거대 지하도로 건설계획은 예상과 달리, 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려 비판을 제기했다.

지하도로에 지적된 문제점을 살펴보면 △경제성 △효율성 △형평성 △안전성 △현실성 측면으로 나뉜다. 우선 올해 서울시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만큼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기존 민자도로처럼 통행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하도로 주요지점에 연결된 지하주차장까지 사용하게 되면 통행료와 주차료가 이중으로 들어 이용료는 더 비싸진다.

또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한 남북 3개축을 제외하면 모든 도로가 소형차 전용 복층구조로 지어져 통행료 부담은 고스란히 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소형차를 운행하는 서민들이 과연 비싼 돈을 내고 지하도로를 이용하겠냐는 지적이다.



김영복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도로계획담당관은 "대형차량이 지나가도록 만들면 건설비용이 많이 든다"며 "도심 내 이동이 빨라지는 만큼의 이익을 통행료로 지불하는 수요자가 이용대상"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지하도로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지상도로의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시는 "지하도로 출입구 부분 정도만 불편이 있을 것"이라며 "교통영향평가 등 심층분석 통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진이나 화재 발생 시 안정성 문제, 실제 도입가능한지 현실성 문제, 지상 도로와 중복문제 등도 제기됐다. 지하도로를 개설하는 비용으로 지방분권계획을 세우는 것이 낫겠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편 지하도로로 교통 흐름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주민들도 큰 기대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은평뉴타운과 안양 석수동 주민들은 호재라고 평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반신반의하는 입장이다.

한 네티즌은 "도심지역까지 이동이 13분으로 단축되는 양재 인근 아파트 단지는 교통이 편리해 질 수 있겠지만 상계동 등은 동부간선도로 수혜지와 겹쳐 새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도로가 뚫리는 게 아니라 기존 도로 밑에 또 다른 도로를 개설하는 것"이라며 "서울 전체지역의 통행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목적이지 특정 수혜지를 꼽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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