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男 이어 스커트男? 日남성 40%구비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09.08.06 16:43
글자크기
↑치마를 입는 남자가 등장했다. 사진은 남성용 치마 ⓒ맨즈드레스룸↑치마를 입는 남자가 등장했다. 사진은 남성용 치마 ⓒ맨즈드레스룸


#1994년 가수 김원준이 바지 위에 치마를 입고 등장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치마를 남성이, 그것도 당대 최고의 스타가 입고 등장했으니 화제가 될 만도했다. "파격적이다"에서부터 "정신이상"까지 사람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김원준이 치마패션을 선보인 지 15년이 지난 현재, 더 이상 남성에게 치마는 금기 대상이 아닌 듯하다.



최근 일본 도쿄의 하라주쿠나 아오야마 등에서는 스커트를 입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 일본의 유명 패션 블로그 '엘라스틱(Elastic)'에서 실시한 "남성용 스커트를 가지고 있느냐"고 물은 설문조사에서 40%가량이 '있다'고 답했다. 일본의 패션리더사이에선 남성의류의 하나로 치마가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Y-3, 프라다(PRADA) 등 유명 디자인 업체들은 2009 봄/여름 패션쇼에서 남성용 치마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봄/여름 컬렉션에 남성용 치마가 등장했다. 위가 프라다(PRADA), 아래가 Y-3↑올해 봄/여름 컬렉션에 남성용 치마가 등장했다. 위가 프라다(PRADA), 아래가 Y-3
특히 일본인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가 런칭한 패션 브랜드 꼼데가르송은 다양한 종류의 남성치마를 무대에 올렸다. 치마의 종류도 다양하다. 주름치마, 무릎길이 스커트, 롱스커트, 스커트처럼 보이는 치마바지 등 여성의류 부럽지 않은 많은 종류가 등장했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의 다양한 남성용 치마↑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의 다양한 남성용 치마
아직 소수지만 한국도 치마를 입는 남성이 생겼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남성치마를 구입하는 경로를 묻는 질문이 올라오고 쇼핑몰 오픈마켓에도 남성용 치마를 판매하는 사업자가 등장했다.



인터넷 쇼핑몰 오픈마켓에서 남성용 치마를 판매하는 '맨즈드레스룸' 김미진(26)씨는 "지난 겨울부터 남성용 치마를 다뤘다. 꾸준한 반응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에 10여벌정도 판매된다"며 "많은 편은 아니지만 구매 후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남성용 치마를 구입했다는 한 누리꾼은 "이런 걸 찾고 있었는데 딱"이라며 만족을 표했다. 다른 구매자는 "특이한 옷을 찾고 있었는데 사보니까 괜찮다"고 말했다.

한국패션협회 홍보·정보팀 오영제(29)씨는 "요즘 화장품을 쓰는 남자, 남성스러움을 추구하는 여자가 있듯이 의류에서도 성 경계가 많이 무너졌다"며 "게다가 노홍철 등 연예인들이 치마패션을 선보이면서 치마를 입는 남자가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과 달리 최근엔 남성도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패션아이템에 민감한 남성이 늘어났다. 그런 사람들이 치마를 찾을 것"이라 분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