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왜 삼성電 등 대형주만 사나?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 2009.08.0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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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인사이트] 높은 경기민감도+환차익+정보부족 등

외국인은 왜 삼성電 등 대형주만 사나?


최근에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참으로 많이 샀습니다. 주가지수는 거의 목에 찬 것 같은 데 왜 이리 주식을 많이 살까 궁금한 마음에 몇몇 아는 해외 투자가들과 통화를 했습니다. 그 결과, 대체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최근의 지수상승으로 위축될 수는 있으나 큰 방향에서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속될 수 있다는 것, 둘째, 외국인 매수주체들이 한국에 대해 잘 아는 투자자는 아니라는 것, 셋째, 환율에 대한 베팅도 있다는 정도 였습니다.



작년에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자 외국 투자가들은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 일색 이었습니다. 정부의 해명이나 자료 제공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과거의 경험이나 왜곡된 잣대로 한국을 부정적으로 보았고, 한국과 관련된 자산들을 거세게 매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가고 각종 경제지표들과 기업실적들이 발표되면서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이제야 확인하였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경제의 회복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기에 민감한 한국에 대한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외국인 투자가들이 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한국의 비중을 많이 높여 놓은 건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과거 몇 년간 한국주식을 워낙 많이 팔았던 관계로 이제 많이 줄여 놓았던 것을 채워 놓은 정도일 것입니다. 따라서,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수 부담감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약해질 수도 있으나, 세계 경기의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 왜 외국인 투자가들은 다른 좋은 종목들도 많은데 삼성전자 (63,200원 ▲600 +0.96%), 현대차 (253,000원 ▲4,000 +1.61%), KB금융 (82,000원 ▼3,000 -3.53%) 같은 대형주만 사는 것일까요? 아마 가장 큰 이유는 경기에 민감한 한국에 대한 베팅일 것입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수출비중이 높은 관계로 세계 경기 회복시 최대 수혜국 중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대한 비중을 줄여서 가져갈 경우 펀드수익률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 중에 상당부분이 한국에 대한 공부가 많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의 대표주식 위주로 접근하고 있는 듯 합니다.

환율의 경우, 외국인들은 지금 환율에서 10~20% 정도 원화 절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달러당 원화의 가격을 1000~1100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대체적으로 무리는 없는 듯 합니다. 1분기와 2분기의 한국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개별기업의 경쟁력도 있지만 환율의 효과도 크게 작용하였고 그로 인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서프라이즈 파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되기에는 불균형의 문제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국가경쟁력이나 현재의 경기회복 속도를 보면 원화는 다시 예전의 900원대는 아니지만, 1000~1100원대로 회기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인위적인 힘에 의해 현재의 환율이 유지될 순 있지만, 늘 경험해 보면 결국은 펀드멘털에 의해 적정한 가격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정리를 해 보면, 외국인들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거기에 따른 레버리지가 큰 한국에 대해 주식을 많이 비워놓고 있어서 서둘러 주식을 채우고 있으며, 환율 상승시 추가적인 이익도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예전 IT버블 붕괴시 세계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전세계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대형주가 시세를 강하게 내었던 적인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현재의 시장 흐름은 대형주가 시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늦은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행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시장은 오버슈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울듯이 대형주의 시세가 계속될 수는 없을 것이고, 적정한 주가 수준에 이르면 탄력을 잃을 것입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현재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바뀌어 가고 있는 매크로 환경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주식에 포커스를 맞추어 투자하는 것이 옮은 선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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