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조정은 올텐데…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8.0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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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조정보다 기간조정 통한 과열해소" 다수 전망

5일은 코스피지수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 다우지수 등 미국과 유럽 증시 모두 쉬어가는 모습이었다. 다만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당분간 시장흐름은 이처럼 숨고르기, 또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5일부터 시작돼 7일까지 이어질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에 일희일비하며 방향성을 다시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많이 올라 조정이 올 것이라는데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조정이 올 것 같다고 지금 당장 무조건 팔고 기다리자고 말하는 것도 무책임하다. 여기서 '추가로 더 오르는 것은 내 몫이 아니다'라고 맘 편히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기회손실을 치뤄야 한다. 지수가 1000선에서 1400포인트까지 올랐던 시기 40% 수익 정도만 괜찮다고 주식을 처분했던 투자자들은 1580포인트라는 열매를 얻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조정의 신호를 찾아내고 조정의 강도를 예상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조정의 신호는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글로벌 증시의 동반 급등은 3분기 이후 기업실적 개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었다. 문제는 그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된 상태인지 여부다. 시장 예상보다 좋지 못한 지표가 나왔을 때 시장은 실망감에 매물을 내놓고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 낙폭이 크다면 조정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면 5일 미국 증시에서처럼 그 낙폭이 제한적이라면 오히려 시장은 여전히 추가적인 상승 또는 다른 지표를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서프라이즈 지표'가 나왔을 때 시장의 반응이 예상과 달리 덤덤하다면 이는 이미 시장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수급상의 문제는 역시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선물시장에서는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선물 매도는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선물시장에서의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일 수도 있지만 현물시장에서의 차익실현에 앞서 미리 선물에서 숏(매도)을 쳐 놓는 준비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전날 외국인의 현물 매수가 크게 감소했다. 앞으로 외국인이 현선물 동반 매도에 나선다면 이는 조정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은 조정이 온다면 조정의 강도는 어느 정도일까 하는 부분이다. 많은 전문가들인 기술적 조정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지수의 되돌림이 있더라도 상승 기조를 훼손할 정도의 강한 가격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을 통해 과열을 해소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많다.

조정이 올 경우 수급상으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개인의 매수 여부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되거나 또는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섰을 때 그 매물을 받아줄 수급 주체가 있느냐의 문제다. 자칫하면 수급 공백이 생겨 지수가 급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관이 나설 수 있다면 원활히 매물을 소화해 내며 조정을 거칠 수 있겠지만 환매 압박이 심한 기관의 매수여력은 높지 않다.


결국 개인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인데 전날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여전히 순매도를 지속했다. 물론 장중 마이너스권에서 개인들의 저가 매수가 일부 유입되는 모습이 관찰됐고 코스닥시장에서는 거의 한달여만에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기는 했다.

하지만 개인이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 줄 것인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은 2005년 하반기 이후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날 때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 펀드에 투자하며 외국인의 탈출을 도왔고 결과적으로 지난해 금융위기에 큰 손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미 가계의 주식비중은 높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빈자리를 기관이나 개인이 메워줘야 1600선까지 무리없이 상승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신호가 없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투자와 연관된 실질고객예탁금은 7월말부터 빠르게 감소 주이며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을 보여주는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입 통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특성상 조정시 매수에 가담하는 성향이 강했고 시중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조정시 개인의 재매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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