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CD찍기 무서워"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08.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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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 당국 눈치, 가산금리로 대출금리는 조정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수개월째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지금보다 높은 금리에 CD를 발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성이 큰 3개월물은 가급적 피하는 식으로 단기 자금을 마련중이다.

이와 달리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중장기 금리는 연일 들썩이고 있다. 이런 추세가 CD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대출금리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CD찍기 무서워"=대표적 단기 금리인 CD금리는 2.41%로 4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월 기준금리가 2.0%로 낮아진 영향이 컸다. 기준금리가 동결되자 CD금리 역시 '무풍지대'에 놓인 셈이다.

은행들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1년 이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정기예금과 CD 2가지밖에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치보다 낮은 현재 금리로 CD를 발행했다간 물량이 모두 소화되지 않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 자금이 풍부한 편이라 버틸 수 있지만 조만간 시장 상황을 반영해 CD(발행)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금리 수준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만큼 은행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담 탓에 은행들이 '금리 상징성'이 높은 3개월물을 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 5개월 만기로 1300억원 규모의 CD를 발행했다. 금리는 2.60%. 만기가 올해를 넘기지 않으면서 3개월물보다 금리가 높은 탓에 수요가 많았다.

◇꿈틀대는 예금·대출금리=조만간 CD금리가 오를 것이란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단기 금리에 영향을 주는 중장기 금리가 급등세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35%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초엔 3%대였지만 최근 급등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출구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장기 금리에 반영됐고 결국 단기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예금 및 대출금리도 꿈틀거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1년 만기 '국민 수퍼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를 지난달 3.5%에서 3.6%로 0.1%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1년제 정기예금을 지난달 3.5%에서 3.7%로 올렸다.



대출금리 역시 소폭 오름세다. CD금리가 오르지 않았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역시 지준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7%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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