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계열사 직원, 오픈마켓 직거래 25억 사기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9.08.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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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5%할인" 미끼로 11번가 외 여러 쇼핑몰서 사기행각 후 잠적

전자랜드 계열사 직원이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소매상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의 온라인 총판 계열사인 B사의 영업직원 김 모씨는 최근 소매상들에게 "오픈마켓에서 거래할 경우 쿠폰할인 등을 통해 에어컨을 5% 정도 싸게 살 수 있다"고 꼬드겨 세 곳의 소매상들이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김 씨가 판매자 역할을 하고 김 씨의 지시를 받은 다른 B사 직원이구매자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김 씨는 소매상들과 오랫동안 거래 관계를 유지해온 친분을 이용해 자신이 물건을 보내고 돈만 소매상들에게 송금하도록 한 뒤 이 직원에게 구매확인을 하도록 시켜 에스크로 계좌로 입금된 대금을 챙겨 달아났다.



김 씨는 11번가에서 소매상 2곳에 각각 에어콘 150대, 1곳에 200대 등 총 500대를 보내주기로 했지만 300대를 제외한 200대 물건은 보내지 않고 돈만 챙겨 72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소매상에 따르면 김 씨는 11번가 외에 다른 온라인몰에서도 비슷한 사기 행각을 벌여 총 25억원 가량을 챙겨 달아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소매상들이 판매자만 믿고 거래를 꼼꼼히 챙기지 않은 전형적인 직거래 사기 피해로 보인다"며 "이번 사건이 11번가에서 일어난 것은 유감이지만 에스크로 서비스를 포함한 거래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제를 일으킨 B사 측은 "김 씨가 한 달 전부터 출근하지 않았다"며 "회사도 김 씨에 의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고소 조치를 취했고 경찰이 현재 조사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업계에서는 신뢰 관계만 믿고 직거래를 하다 사기 피해를 당하는 사고가 왕왕 있다"면서 "아무리 오래 거래했다 해도 꼼꼼하게 챙겨보지 않으면 사기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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