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브레이크 풀린 현대차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9.08.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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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15일 연속 순매수

요즘 현대차 (250,500원 ▲4,500 +1.83%)의 주가를 보면 제동장치가 고장난 자동차를 보는 듯하다.

지난 7월 이후 26거래일 동안 주가가 하락한 것은 7거래일에 불과하다. 지난 29일 이후에는 5거래일 연속 주가가 올랐다. 이대로라면 현대차 주가의 역사적 고점인 10만500원(2005년12월16일 기록)도 쉽게 넘길 태세다.



4일 오전 현재 현대차의 주가는 9만4300원 수준, 시가총액은 20조7721억원 정도다. 9만원대 주가는 2007년 국내 증시 활황기 때도 오르지 못했던 고지다.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달 16일 이후 15거래일 연속 현대차 주식을 순매수 하고 있다. 현대차 외인비중은 이 기간 동안 32.29%에서 33.19%로 0.9%포인트 증가했다. 외국인은 4일에도 30만주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주요 매수창구는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다.



현대차의 주가와 관련해서 점검해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자동차에 대한 실질 수요가 살아났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긍정적인 쪽은 국내와 미국내 자동차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가 6월말로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7월 내수판매는 예상보다 견조했다"며 "8월부터는 기저효과도 있어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판매는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판매도 7월 도입된 저연비 차량 교체 인센티브에 힘입어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세계시장 점유율 상승세 속에 내수판매 강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7월 현대차의 총판매는 해외판매 뿐만 아니라 내수도 강세를 보여 45만374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11.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7월 내수 판매가 하반기 수요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기정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 수요로 인한 수익성 훼손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8월 이후 시작되는 현대차 신차 싸이클에 주목해야 한다"며 "관건은 수출 및 해외 공장 판매의 증가 여부"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차는 상반기 수출 시장의 수요 약세로 재고 조정을 해, 재고 부담이 약화된 상태"라며 "하반기 해외 자동차 수요의 회복에 따라 가동률 상승이 전망 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자동차 수요의 구조적회복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선진국 시장을 대표하는 미국은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실업률과 저축률이 급상승하면서 자동차 수요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최근 미국 소비지출 규모가 2007년 초 수준으로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수요는 그 때보다 훨씬 하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늘의포인트]브레이크 풀린 현대차


용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7월 선적부터 수출드라이브를 하고 있다"며 "제조업체 입장에서 가동률 저하 상태를 방치할 수 없겠으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외 수요 부진 상황에서 선적 증가 상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지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부담스러워지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실적이 양호하지만 주가수준이 리레이팅할 시기라고 보기에는 유보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조수홍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대해 높게 평가하나 아직은 브랜드 밸류에이션 상승의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다만, 자동차 섹터의 경우 수요 회복기에는 경기 민감주라는 측면에서 더블딥으로 간다면 경쟁사가 더 어려울 것이고 원화약세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장대비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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