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탄 환율, 어디까지 내릴까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8.01 10:45
글자크기

외인 '코리아프리미엄'…달러 향방 변수

원/달러 환율의 내림세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7월 들어 딱 하루(지난달 13일 1315원)를 제외하곤 꾸준히 1200원대를 유지했던 환율은 지난달 31일 1228.5원으로 장을 마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환율하락의 중심엔 증시에서의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가 자리잡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일 기준으로 13일을 연속으로 사들였다. 규모도 컸다. 13일간 외국인이 사들인 금액은 5조2000억원을 넘었다. 지난달 순매수액만 5조9001억원으로 역대최고를 기록했다.



환율이 계속 미끄럼을 타면서 얼마간의 당국개입이 이뤄졌고 월말이라 결제수요도 몰렸지만 외국인의 매수폭격을 감당해내진 못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자본수지도 비슷하게 나왔다. 외국인이 국내 직접투자를 늘리면서 전달의 순유출이 2억2000만달러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채권과 주식투자도 크게 증가해 유입규모는 전달보다 10억달러 넘게 확대됐다.



외국인들의 '바이(buy) 코리아'가 본격화하면서 그간 해외투자자 사이에 팽배했던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코리아프리미엄으로 바뀌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것이 곧바로 환율하락으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환율이 추가하락 할 거라고 입을 모은다. 제자리를 찾는다는 의미다. 3분기 안에 1100원까지 내릴 수 있다는 낙관론도 고개를 든다.

노상칠 국민은행 트레이딩팀장도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조금씩 호전되면서 정상적인 모습"이라며 "단기적으로 1150원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CDS프리미엄은 1.27% 포인트로 금융위기 전 수준이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고 있다"며 "위기과정에서 원화는 다른 신흥국 통화와 비슷한 평가를 받으며 폭락했다가 이제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여건이나 달러 수급상황이 나아진 것도 환율하락을 부채질한다.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낙폭이 무한정 커지진 않을 거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특히 글로벌달러의 향방을 종잡을 수 없는 게 발목을 잡는다. 급격한 환율 하락을 원치 않는 외환당국에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에 진입하면 구두개입과 동시에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후 미국에서 금리인하효과가 떨어지면 신용위험이 높아져 달러가치가 반등할 가능성이 잠재해있다"며 "미국이 향후 국채를 발행할 때 이를 소화할 수 있는 해외투자가를 유인하려면 달러약세도 강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