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 ~ 5원 가량 떨어지며 1230원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이전 저점이었던 1233.2원(6월3일 종가)을 밑돌고 있다. 지난달 말에 비해서는 40원 이상 하락한 상태로 14 ~ 22일에는 7일 연속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른 재계의 반응은 일단 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2일 “하반기에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등 복병들이 많다”고 밝히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환율 하락 자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출구전략(경기회복에 대비한 유동성 회수 등 돈줄죄기)이 가시화되는 것에 대해 경계감을 표현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기업들이 지난해와 올해 초 환율 급등과 외화난에 워낙 어려움을 겪은데다 최근에는 돌발적인 하락이 아닌 추세적인 움직임이라서 대비할 시간이 있었던 것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또 인위적인 환율 상승 유도는 출구전략의 일환으로도 읽힐 수 있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며 키코(환헤지 통화옵션상품, KIKO) 피해를 줄여나가는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업 체질 개선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긴 하지만 손병두 대한상의 회장은 수개월 전 “(환율이) 달러당 1000원으로 떨어져도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춘다는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밖에 이상우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지난 10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으며 “기업들이 환율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온 전경련의 모니터 결과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대한상의 이현석 전무(경제조사본부장)는 “기업은 환율이 너무 내려가면 경쟁력 저하 우려가 있지만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 상승 위험에 처하게 된다”며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에 어렵고 (조정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당분간 지켜봐야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전무는 “적정한 환율 수준이라는 것을 말하기도 어렵고 업종별로도 크게 다르다”며 “환율이 서서히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만큼 기업들도 환율이 더 떨어지는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