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나포당시 해군고속정 2척있었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7.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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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우리 어선이 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것과 관련 군 당국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붕우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전 6시12분경 북 경비정에 의해 우리 어선(800 연안호)이 나포될 때 우리 해군 고속정 2척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어선이 지리적표시장치(GPS)를 부착하고 나간 것은 확인이 됐다"며 "북한 경비정이 접근할 무렵, 이 어선이 GPS가 고장났다는 내용을 어업정보 통신국과 통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포된 체낚기 어선인 800연안호는 지난 29일 오후 1시30분 강원도 거진항을 출항해 공해상에서 조업하고 31일 오후 8시 귀항할 예정이었다.

군 당국에 따르면 800 연안호가 NLL 북쪽에 위치한 사실을 피랍 1시간여 이전인 오전 5시께 확인했다. 그러나 '미식별 선박'으로 파악하면서 800 연안호가 NLL을 넘어가기까지 군 당국이 아무런 경고를 보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800연안호가) 20톤짜리의 워낙 작은 데다 강화플라스틱으로 돼 있어 우리 레이더 사이트(기지)에서 탐지가 어렵다"며 "레이더 탐지범위 20마일(32㎞)을 벗어나면 더 탐지하기 어려워진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800연안호가 북 경비정의 접근을 확인하고 GPS 고장사실을 알릴 때가 돼서야 군 당국이 부랴부랴 우리 해군 고속정 2척을 현장 근처에 출동시키는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진 정확한 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800 연안호가 NLL을 7마일(11.2㎞) 이상 넘어갔고, 우리 해군은 아무런 손을 쓸 수 없었다.


현재까지 나포된 어선의 선원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선장의 성이 박씨라는 것만 알고 있고 자세한 내용은 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어선의 장비 고장 등 원인으로 우리 선박이 NLL을 넘어 북한군에 나포된 사례는 최근에도 있었다.

2006년 12월24일 우리 선적 우진호가 월선했다가 다음해인 2007년 1월12일 복귀했다. 2005년 4월13일에도 우리 어선 1척이 월선했지만 5일 후인 18일 복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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