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확실한 '소비개선' 신호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7.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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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심리 이어 내구재 주문 악화..中 급락 영향은 제한적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에 달한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의 회복은 소비의 회복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모든 전문가들이 미국 소비지표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매일 소리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미국의 가계 소비를 좀 세분화해보면 내구재가 14%, 비내구재가 28%, 서비스업이 58%를 차지한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경제위기 이후 상황을 보면 서비스업 소비는 오히려 증가했고 가장 하락폭이 컸던 부분은 내구재였다. 내구재 소비의 증가가 미국 가계 소비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29일 미국에서 6월 내구재 주문이 발표됐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달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 월가 예상치 0.6% 감소를 크게 상회하는 쇼크 수준의 성적표였다. 3개월만에 하락세 반전이고 하락폭은 지난 1월 이후 가장 컸다. 물론 현지에서는 항공기, 자동차 등 운송재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1.1%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 시장은 내구재 주문 감소를 악재로 받아들였다.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내구재 주문의 예상 밖 감소는 전날 발표됐던 미국 소비자심리지수의 예상치 하회와 맞물리며 소비 회복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



덕분에 미국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전날에도 하락했지만 나스닥지수까지 3대 지수가 모두 약세를 보인 것은 지난 7일 이후 처음이다. 물론 하락률은 제한적이었고 장 후반 낙폭을 상당히 축소시키면서 상승 추세가 크게 훼손되지는 않았다.

우리 증시도 마찬가지다. 12일만에 조정을 거쳤지만 조정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하락에 그쳤다. 외국인이 여전히 3000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여전히 강력한 매수 주체로 나서면서 수급상 큰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전날 급락한 중국 증시의 영향력을 점검해 보는 보고서들이 많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날 5% 급락했다. 장중 한때 32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올들어 상하이 종합지수가 5% 이상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인데다 최근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 모멘텀으로 중국의 내수 부양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시장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의 급락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급등에 따른 자연스런 조정일 가능성이 크고 본격적인 방향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중국 증시가 크게 상승한데 따른 조정이 추가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기존 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증시의 조정이 일시적으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상승 전망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2007년 과열도 개인투자자들이 만들어낸 산물이고 최근 나타난 급등 역시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빚어낸 산물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수급주체와는 상이해 당장 중국증시와 동조화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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