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야후, 장고끝 '악수'… 구글만 이익?

뉴욕=김준형 특파원·엄성원기자 2009.07.30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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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검색 업체 야후가 오랜 탐색끝에 결국 손을 잡았다. 그러나 1년여전 MS가 처음으로 야후 인수 의사를 공식 밝혔을 당시 투자자들의 흥분과 대조적으로 증시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칫하다간 경쟁 목표인 구글에 오히려 좋은 일만 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 'Bing'으로 구글 아성 뚫겠다



두 회사는 29일(현지시간)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인터넷 검색 및 온라인 광고 분야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MS는 향후 10년 동안 야후의 핵심 검색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받았다. MS의 검색엔진 빙(Bing)은 알고리즘 검색 사이트로 변모되며 빙은 앞으로 야후 사이트에 대한 검색 플랫폼을 제공하게 된다.



MS는 야후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 비해 이용객수가 현저히 뒤쳐지는 빙으로의 이용객 유입을 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콤스코어에 따르면 현재 빙의 이용객수는 구글의 8분의1에 불과하다.

두 회사의 협력으로 소비자들은 보다 정확한 검색 결과를 얻고 광고주들은 잠재적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양측은 강조했다.

MS는 지난해 5월 야후 인수 의사를 공식 밝혔지만 야후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이후에도 MS는 협력이 양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거듭 애정 공세를 펼쳤다. 한동안 잠잠하던 양사간 협력 소문은 지난 5월 캐롤 바츠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재부상했다.


MS나 야후, 각각의 힘으로 검색시장에서 구글에 맞서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콤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구글의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은 65%에 달한다. 이에 반해 야후와 MS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9.6%, 8.4%에 불과하다.

◇야후 수중엔 한푼도...주가 급락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야후의 주가는 10% 이상 급락한 15.30달러에 거래됐다.
MS와의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으로 야후의 주가는 최근 저점대비 20% 이상 올랐다.
반등폭이 컸던데 따른 단기 차익매물 영향도 있지만 이날 발표된 합의 내용이 시장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MS 주가 역시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직접적인 비용절감 등 효과를 얻을수 있는 '합병'에 비해 '협력'으로 인해 당장 두 회사가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야후 투자자 입장에서는 '겨우 이것?'이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MS가 야후에 제시했던 인수가격은 주당 47달러, 총 475억달러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야후가 MS로부터 직접 받게 되는 돈은 없다.
카우프만 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애론 케슬러는 "이번 협력의 내용은 별로 놀라울 게 없지만, 야후가 선불을 한푼도 받지 않았다는게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합의는 검색엔진 및 온라인 광고분야 협력으로 얻어진 수익을 공유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야후의 경우 협력을 통해 연간 5억달러의 영업 수익 창출 효과와 2억달러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효과 나타나는데 2년..."구글에 오히려 유리"

하지만 이같은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계약 최종 합의 자체가 내년초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양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어 감독당국이 반독점 심사를 결론내는데만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사의 엔지니어들이 '기술적 통합'까지 완료, 실제로 수익이 현실화되려면 공식 계약 합의 이후로부터도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는게 두 회사의 전망이다.



하루가 바쁘게 변하는 온라인세상에서 2년간 두 회사가 협력 작업을 진척시키는 동안 구글은 오히려 발빠르게 변신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저스틴 포스트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온라인 광고 플랫폼 재편, 판매망 통합, 기술 융합이 진행될 2년간 시장에 많은 혼선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구글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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