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계열사도 '전문경영인 시대'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9.07.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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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화학부문 회장-부회장 당분간 없을 듯..대신 CEO 역할 강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박찬구 회장의 동시퇴진과 함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키로 하면서 주요 계열사의 경영체제 개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박찬법(64) 항공부문 부회장이 전문경영인 출신의 5대 그룹회장으로 추대됨에 따라 그룹의 화학, 항공, 건설 부문 중 회장ㆍ부회장이 공석이 되는 화학 및 항공 부문에서도 최고경영자(CEO)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는 29일 "항공 부문의 경우 박찬법 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지만 후임 부회장이나 회장을 서둘러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석화 부문도 박찬구 회장을 위한 자리였기 때문에 새로운 회장을 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꼭 부회장이나 회장을 둘 필요는 없기 때문에 건설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CEO들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금호그룹은 2006년 11월 화학, 항공, 건설 부문에 회장, 부회장제를 도입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이 그룹 화학 부문 회장으로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부회장이 그룹 항공 부문 부회장으로 △신훈 금호건설 부회장이 그룹 건설 부문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당시 그룹 측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항공전문가인 박찬법 부회장을 위한 인사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금호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에서 박찬법 부회장만큼 항공 전문가가 없었다"면서 "박찬법 부회장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설부문도 당시 대우건설 인수 후, 금호건설과 대우건설을 아우르는 역할을 맡을 사람이 필요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부회장 및 회장이 없어지게 됨에 따라 각 CEO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대표이사로 여전히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박찬법·신훈 부회장 및 각 CEO들이 보폭을 넓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이나 기 옥 금호석유 (133,400원 ▲2,400 +1.83%)화학 사장의 경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그룹에서는 이들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윤 사장은 1977년 금호실업으로 입사해 87년부터 금호타이어 (4,480원 0.00%)에서 관리·재무·영업 업무를 맡았다. 2005년 12월부터 아시아나항공 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일해 왔다.



2006년 금호석화 사장에 취임한 기 사장도 '그룹 재무통'으로 불리며 금호실업, 아시아나항공을 거쳐 2004년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 금호폴리켐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전문경영인 체제 변환과 함께 박철완(32) 아시아나항공 부장과 박세창(35) 그룹전략경영본부 상무, 박준경(31) 금호타이어 부장 등 오너가 3세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이 아직 30대에 불과해 '전문경영인 체제'가 3세 경영체제로 이행하기까지 '시간벌기용'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호그룹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면서 "추가적인 인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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