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물만 아껴도 아이 한달학원비 벌죠"

황국상 기자 2009.07.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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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가계부를 씁시다<3> 아낀만큼 주는 '녹색현금'받으셨나요?

경기 안산시에 사는 주부 직장인 박옥란씨(38)는 올해부터 일주일에 2∼3일은 자가용 대신 버스로 출근한다. 자가용으로 10분 거리지만 버스로는 30분이 걸리기 때문에 좀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아침저녁으로 버스 안에서 부대껴 녹초가 되기도 하지만 매달 기름값으로 나가는 돈 10만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해진다.

빨래를 하지 않을 때는 세탁기 코드를 뽑아 두는 습관도 생겼다. 또 전기밥솥 대신 가스레인지 압력밥솥을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전기절약 습관을 들인 결과 매달 7만원 이상 나오던 전기요금이 올 초부터 5만원대로 떨어졌다.



전기뿐 아니라 수도 사용량도 줄였다. 거의 매일 하던 빨래를 일주일에 두번으로 몰아서 하고 손빨래를 하는 횟수는 늘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네 명의 박씨 가족은 수돗물을 매달 12~13㎥ 정도 썼지만 지금은 9~10㎥면 충분하다. 그 결과 수도요금은 매달 1300원 정도 줄었다.

박씨의 전기요금 절약분을 1년간 모아놓고 보면 24만원이나 된다. 수도요금까지 더하면 25만~26만원은 족히 된다. 딸 아이의 한 달 학원비와 맞먹는다.
"전기·물만 아껴도 아이 한달학원비 벌죠"


여기에 박씨는 안산시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탄소포인트제' 덕택에 연간 2만원의 추가 수입이 생겼다. 인터넷을 통해 '탄소포인트' 회원으로 가입한 뒤 전기와 수도, 가스 사용을 줄인 결과 문화상품권이나 친환경 상품을 구입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받게 된 것.



탄소포인트제는 전기와 수도, 가스 등을 절약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그만큼 포인트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안산시가 지난해 7월 도입했으며 부산, 광주와 제주, 과천시, 춘천시, 하동군, 칠곡군도 작년 11월부터 시행했다.

현재는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238곳 중 절반이 넘는 138곳이 탄소포인트제를 도입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안산시의 경우 7월 현재 2만가구가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

◇탄소포인트 얻으려면 여기로= 탄소포인트를 받으려면 환경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탄소포인트제 홈페이지(http://cpoint.or.kr)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내가 살고 있는 지자체가 탄소포인트제를 실시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2007~2008년간 월별 전기·수도·가스량 파악이 가능하며 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기준량보다 적게 쓰면 자동으로 탄소절감량이 표기된다.

탄소포인트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g 줄일 때마다 1포인트가 적립된다.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1포인트는 최대 3원의 가치가 있다. 전기 사용량을 1kWh 줄이면 424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고 포인트는 42.4포인트(127.2원) 적립된다. 보통 가정에서 1년에 사용하는 전기가 약 350kWh 정도 되기 때문에 10%만 전기 사용을 줄인다면 4452원어치의 탄소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수돗물과 도시가스는 1㎥씩 절약해도 각각 332g, 2780g의 이산화탄소가 감축되기 때문에 각각 33.2포인트(99.6원)와 278포인트(281원)가 적립된다.

포인트를 주는 방법은 지자체마다 다르다. 개별 지자체는 조례를 통해 포인트를 현금으로 지급할 수도 있고 쓰레기봉투나 교통카드, 주차할인권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개별 지자체는 지방비 50%와 국비 50%로 포인트 지급용 예산을 충당한다.

올해 환경부가 책정한 탄소포인트용 예산은 10억원. 이를 지방비 10억원과 합하면 국민들이 올해 받을 수 있는 현금성 포인트는 총 20억원에 달한다.

이민호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장은 "내년 탄소포인트제 관련 예산(국비)이 2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현금·현물로 받을 수 있는 탄소포인트는 총 40억원 상당"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현금포인트, 더 쉽게 받아가는 방법=다음달 1일부터는 탄소포인트제와 탄소캐쉬백 제도가 통합돼 친환경 소비자는 더 쉽게 현금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탄소캐쉬백제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소비자들이 △제품 생산·운송·사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제품을 사거나 △실내 적정 온도와 적정 조명을 유지하는 유통 매장을 이용하면 현금성 포인트를 제공하는 제도.

저탄소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및 해당제품을 알기 위해선 탄소캐쉬백 홈페이지(www.co2cashbag.com)에 가보면 된다. 현재 삼보컴퓨터와 캐논코리아, 쌍용, 동서식품 등 7개 제조업체와 국민은행·하나은행 등 2개 금융사를 비롯한 14개사가 탄소캐쉬백에 참가하고 있다.

이들 회사에서 나온 제품을 사면 소비자는 일정 금액을 '탄소캐쉬백'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적립내역은 OK캐쉬백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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