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전통적 인맥은 잊어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HNI) 소장 2009.08.0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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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내편으로 만드는 법]네트워크로 경쟁하라

편집자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은 인간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와 삼성생명 코오롱 등 주요 기업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왔다. 저서로는 '인간관계의 맥을 짚어라(청년정신)' '100장의 명함이 100명의 인맥을 만든다(북북서)' 등이 있다.

성공하려면 전통적 인맥은 잊어라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마25:26-28)"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위에 옮긴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마태효과(Matthew Effect)'라 명명했다.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게 되고, 덜 가진 자는 점점 더 적게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마태효과는 경제분야뿐만이 아니라 사회과학 전 분야에 걸쳐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선점기업의 시장독점, 인터넷에서 포털 사이트들의 지배적 위치, 국민소득 양극화현상등을 설명하는데 모두 마태효과의 개념이 사용된다. 그리고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네트워크경쟁시대의 기업경쟁전략 또한 마태효과의 또 다른 해석일 뿐이다.



현대산업사회의 중요한 특징은 협업화, 분산화, 그리고 지구촌시대의 등장이다. 산업구조는 점점 더 다양한 주체들로 분산화되고 있으며 분산된 주체간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동시에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경제활동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점점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모든 기업과 국가는 '세계화라는 관계망' 속에서 상호간에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개별 기업차원을 넘어선 네트워크간의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식과 유럽식 디지털방송 전송방식간의 경쟁, 차세대 표준규격 채택을 둘러싼 통신산업의 경쟁은 단일기업간의 경쟁을 넘어선 네트워크경쟁의 전형이다. 모든 산업에서 경쟁은 개별기업만의 경쟁이 아닌 네트워크간의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대한항공은 '스카이팀'에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은 '스타 얼라이언스'라는 제휴네트워크에 속하여 기업 간, 네트워크 간 경쟁을 동시에 치르고 있다. 삼성은 적과의 동침이라고까지 불려진 일본 소니와의 제휴를 통해 합자사를 설립했으며 현대자동차와 공동마케팅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제 기업경영에 있어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으며 오로지 네트워크와 네트워킹만 있을 뿐이다. 현대산업사회는 "혼자서도 잘해요"의 시대에서 "함께라야 잘해요"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글로벌 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이 규모 확장을 통한 '글로벌 과점화'를 시도하고 발 빠른 합종연횡으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점차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런데 이런 주장과는 상반되게 기업경영 현장에서 네트워크 경쟁시대에 올바르게 대처해 나가는 모습을 발견하기란 쉽지않다. 오히려 대다수의 기업들이 휴먼네트워크 구축을 전통적인 인맥관리의 수준에서 평가절하하고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네트워크사회에서 기업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것은 그 기업과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의 가치와 파워다.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남긴 "실력과 재능으로 사업에서 성공하는 것은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지만 신뢰와 진실된 마음의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는 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네트워크 경쟁시대에 기업은 어떤 전략을 가져야 할까? 마태효과와 아울러 우리는 두 가지 참고할 만한 법칙을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 멧칼프
"네트워크의 창의성은 참여자의 다양성에 지수함수로 비례한다"- 카오

이 두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1990년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소셜네트워크 이론에 의하면 네트워크에서 수많은 개별단위(Nod)들과 연결고리(Tie)를 갖는 허브(Hub)는 마태효과에 의해 더욱 더 많은 연결고리를 갖게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이러한 연결 관계는 허브를 정보와 기회가 흐르는 주요경로로 만들며 네트워크에서 중심성 있는 존재로 만들어 준다. 따라서 네트워크경쟁시대를 성공적으로 성장, 발전하고자 하는 기업은 가능한 한 많은, 그리고 다양한 사회경제적 노드(Nod)와 링크를 맺어야 한다.

현재의 네트워크를 분석하고, 향후 구축하고자 하는 네트워크에 대해 전략적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천플랜을 마련하여 단계별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여기에는 기업차원뿐만 아니라 조직구성원 차원에서의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기업의 CEO만 최고경영자과정에 참여하여 인맥관리를 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체 임직원이 제각각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도록 권장하고 실천되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조직의 휴먼네트워크는 조직구성원이 구축한 휴먼네트워크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다양한 인맥관리 솔루션의 등장과 인터넷 사이트의 개설로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휴먼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해 지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는 바쁘다는 핑계로 인맥관리를 못하는 시대는 지났다. 인맥관리 솔루션을 도입하고 인맥관리 사이트만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누구나 강력한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당신이 CEO라면 이제 전통적인 인맥은 잊어라. 그리고 네트워크 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휴먼네트워크, 기업네트워크 구축전략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라.

네트워크사회에서는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누가 나의 네트워크에 속해있느냐는 사실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당신의 회사가 "풍족하게 되길 바라거나, 혹은 있는 것마저 빼앗기고 싶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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