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외국인의 '한국 찬사'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7.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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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주식시장에 발을 담근 지 5년이 넘는 친구를 만났다. 그동안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은 친구는 외국인들이 향후 어떻게 가닥을 잡아갈 지 여부가 요즘처럼 집중되는 때가 없다고 말했다.

친구는 전기전자업종의 한 대형주와 기계업종의 대형주 한 종목에 나눠 투자하고 있었다. 지난 4월부터 증시에 관심을 쏟은 그는 해당종목의 수익률이 기대 이상으로 높아졌지만, 추가 반등에 대한 욕심 때문에 쉽게 처분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는 "국내증시의 반등 여부가 외국인에게 달려있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에 '밤잠'을 설친다"는 말까지 했다. 그만큼 최근 매수세를 확장하며 국내증시의 수급을 좌우하는 외국인들의 태도 여하에 조급증이 바짝 나 있었다.

하지만 친구의 조급증은 조금 유예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외국인들이 국내증시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전과 달리 상당히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외국계증권사들은 최근 한국경제와 경쟁력있는 종목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기 바쁘다.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1위이자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최고 92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하는 증권사도 나왔다.

모간스탠리는 27일 한국경제가 진정한 회복을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코스피지수 전망치는 지난 20일 1340선에서 165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UBS는 이미 지난 5월 올해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1650선까지 상향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일본 노무라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도 국내증시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 전망은 국내증권사들보다 공격적이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2만원으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목표주가 90만원, 골드만삭스도 87만원을 유지했다.

꼭 1년전인 지난해 10월 금융위기의 회오리가 몰아치는 와중에 비관 일색의 보고서를 내놓던 외국계증권사들이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는 셈이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코스피시장에서 16조2873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코스피시장에서 33조603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올들어 지난해 순매도 금액의 절반 가까운 48.5%를 회복한 상태다.

친구에게는 "일단 외국인의 한국 찬사를 믿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외국인의 한국곳간은 아직 다 채워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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